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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별곡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흐르고 있네 아름다운 음악들이 우리 사랑 위해 감미롭게 연주되는 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흐르고 있네 타오르는 촛불들도 우리 사랑 위해 너울너울 춤을 추는 밤 말이 무슨 소용이 있나 뱉어 버리고 나면 아무 의미도 없이 허공을 맴돌다가 사라지는 말은 정말로 소용이 없어 침묵 속에서 서로의 눈빛만으로 서로를 느끼는 그런 사랑을 해요 영원히 아주 영원히 침묵 속에서 추억 속에 곱게곱게 접어 둘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해요 영원히 아주 영원히 2023. 1. 26.
허튼소리ⅩⅣ<아침 햇살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나팔 소리 --- 일어나라, 일어나. 어둠이라는 죽음의 서곡에서 깨어나라는 단말마의 외침에 이그러지는 얼굴. 일어나야만 하는 강박강념에 더욱 더 삶의 고통을 느낀다. 한 끼의 빵을 얻기 위해 여명이 채 밝아오기 전에 일어나야 한다. --- 일어나라, 일어나. 아련히 멀어져가는 어둠의 그림자. 두 팔 걸어올리고 삶의 현장에 뛰어들자. 비록, 단꿈은 놓쳤지만 한 끼의 빵을 얻을 기회는 마련하지 않았는가. 2023. 1. 26.
안개 자욱한 비밀에 쌓인 도시. 양파 껍질을 벗기듯 하나 둘 벗겨 내려가지만 찾을 수 없는 실체.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 무지개가 뜨지 않는 이 칙칙한 도시. 떠나자. 벗어나자. 나는 누구인가? 회색의 도시를 방황하다 자살을 택했던 무명의 시인처럼 묘연한 웃음을 띠어 본다. 정녕,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는 아픔. 회색의 도시에서 방황하는 영혼은 트랭퀴라이저의 유혹을 받는다. 2023. 1. 26.
인생나이 6학년이 바라보는 눈(雪) 눈이 내립니다. 하얀 눈이 탐스럽게 내립니다. 인생나이 1학년, 2학년 때는 눈 내리는 겨울이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이 내립니다.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립니다. 인생나이 3학년, 4학년, 5학년 때는 생활에 쫓기어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눈이 내립니다. 하얀 눈이 펄펄 내립니다. 인생나이 6학년 때는 눈 내리는 겨울을 달갑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2023. 1. 26.
나는 당신의 꽃 겨울이 오기 전에 불러주세요 당신의 손길 기다리는 이름없는 한송이 꽃 처음 필 때부터 당신의 꽃이에요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비바람 눈보라 몰아쳐도 당신을 기다리는 이름 없는 꽃 누구도 내 향길 맡을 수 없어 나는 나는 당신의 꽃 겨울이 가기 전에 불러주세요 당신의 사랑 먹고사는 이름없는 한송이 꽃 한잎 질 때까지 당신의 꽃이에요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름없는 꽃 누구도 내 모습 볼 수가 없어 나는 나는 당신의 꽃 2023. 1. 25.
미풍 얼어붙은 땅위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찬 바람이··· 초록화의 향기마저도 거부하는 거치른 땅. 말라 비틀어진 고목 하나가 신음 소리를 내고 있다. 퓨어테스의 미소가 차가운 비수로 다가설 때부터 풍요의 땅, 기쁨의 땅은 버림받은 땅, 잊혀진 땅으로 추락했다. 홀로있는 슬픔과 흔적없이 죽어가는 아픔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울어야 했던 고목의 몸부림. 버림받은 땅 위에 생명을 불어넣는 미풍은 정녕 찾아오지 않는 것일까? 2023. 1. 25.
가을 소묘 마지막 생을 지키려는 듯 파르르 몸을 떠는 나뭇잎의 몸부림. 따가운 햇빛 머금으며 오수에 잠긴 아기 고양이의 미소 저녁 노을은 시각의 저편에서 나그네의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고 촛불 속에 익어가는 가을 밤은 망각의 늪에서 고향을 태운다. 2023. 1. 25.
새로운 인생 어찌어찌 살다보니 내가 태어난 해로 돌아왔어 살아온 인생 되돌아보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슬기롭게 헤쳐나온 것 같아 하루하루 잘 버텨준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 무엇보다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는 것이 자랑스러워 이제 새로운 인생이 기다리고 있어 스무 살 시절의 그때처럼 가슴이 뛰지 않는 것이 조금 섭섭하지만 열정만은 그 시절보다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어 새로운 인생길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두렵진 않아 모든 걸 당연한 듯이 받아드리고 뚜벅뚜벅 앞만 보고 걸어가려고 해 꽃길만 걷고 싶지만 거치른 들판이어도 마다하지 않을 거야 단지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자존감만은 끝까지 지켜내며 살고 싶어 2023. 1. 24.
허튼소리ⅩⅢ<하루가 지나는 길목에서> 자신이 만들어 놓은 함정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발버둥친다. 현실에 대한 불평도, 만족도 없는 인식이 언제부터 자라난 것일까? 진정 하루를 산다는 것은 무엇.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끼에 만족해 하는 슬픈 족속처럼 변화없는 한 주일이 가고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흘렀다. 실없이 세월만 보내다가 황혼의 뒷편에 서서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며 감상적인 눈물만 흘리는 당신은 대체 누구. 창공을 날으는 새의 기쁨을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채 조롱에 갖힌 새처럼 또 하루를 까먹고 있다. 2023. 1. 23.
초병의 사계 만물의 탄생을 알리는 숨소리가 밀려오는 계절. 동장군의 거센 저항도 탄생의 환희에 밀려 대지를 떠난다. 초병은 온몸을 노곤하게 하는 봄의 기운에도 마음의 동요없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초병이여, 당신이 있기에 봄도 환희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 아니겠소. 찌는 듯한 폭염의 희롱에 만사가 짜증나는 계절. 원색의 물결이 산수를 찾아 밀려간다. 초병은 등에 흐르는 땀방울에도 굴하지 않고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새로이 가다듬는다. 초병이여, 당신이 있기에 원색의 물결들이 마음 놓고 웃는 것 아니겠소. 바래고 바랜 허수아비 다음을 기약하는 미소짓는 계절. 외기러기 슬피 울며 짝을 찾는다. 초병은 하현달과 함께 떠오르는 고향의 정겨운 미소에도 흐트러짐 없이 분신 같은 M16 소총을 꽉 부여잡는다. 초병이여, 당신..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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