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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그리움은 언제나 바람에 실려16

여행 누가 날 찾거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났다고 전해 주오. 여행지가 어디냐고 끝까지 묻거든 초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고향의 얼굴이 자꾸 아른거려 떠났다고 말해 주오. 먼 훗날 다시 돌아와 긴 여행의 보따리를 풀어놓으리라. 2023. 2. 4.
조카의 웃음소리 따사로이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소르르 맑은 눈을 감는 조카의 얼굴은 어릴 적 나의 얼굴. 방긍방글 웃음지며 고사리 손 내미는 귀여운 조카의 손은 어릴 적 나의 손 험난한 사회에 시달려 지칠 대로 지친 나에게 어린 조카의 웃음소리가 크게 확대되어 다가선다. 2023. 1. 31.
퇴색되어 버린 꿈 아침이 기지개를 편다. 한여름의 더위먹은 강아지처럼 허덕이는 하루의 시작. 어린 시절 꿈꾸어 오던 삶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눈부신 아침 햇살을 보듬으며 미래를 설계하는 건축가의 꿈이 이미 퇴색된 것도 모르는 채 땀과 짜증으로 반복되는 하루. 삶의 수레바퀴에 실려 쳇바퀴 도는 두 발 달린 짐승은 하루 세 끼를 해결하기 위해 뒤돌아볼, 한치 앞을 내다볼 시간도 갖지 못하고 무조건 달리기만 한다. 2023. 1. 27.
미풍 얼어붙은 땅위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찬 바람이··· 초록화의 향기마저도 거부하는 거치른 땅. 말라 비틀어진 고목 하나가 신음 소리를 내고 있다. 퓨어테스의 미소가 차가운 비수로 다가설 때부터 풍요의 땅, 기쁨의 땅은 버림받은 땅, 잊혀진 땅으로 추락했다. 홀로있는 슬픔과 흔적없이 죽어가는 아픔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울어야 했던 고목의 몸부림. 버림받은 땅 위에 생명을 불어넣는 미풍은 정녕 찾아오지 않는 것일까? 2023. 1. 25.
읽어버린 전설 읽어버린 전설을 찾아 황혼 속을 걷는 나그네. 짙은 고뇌와 번민 꺼져가는 모닥불에 그을린 고통의 시간들. 상아는 전설을 아는 듯 미소짓지만 나그네는 난파되어 버린 돛단배처럼 정처없이 흘러간다. 잃어버린 전설을 찾아 어둠 속을 방황하는 나그네의 설운 발걸음. 2023. 1. 22.
겨울 나그네 미친 망아지처럼 다가선 겨울, 살을 에이는 삭풍에 삶의 의미도 행복의 의미도 잊은 지 오래 얼어붙은 대지의 미소에 헐벗은 나그넨 움츠러든다. 안식처를 동경하며 허적허적 걷는 나그네의 허수아비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고 겨울은 미친 망아지처럼 날뛴다. 2023. 1. 19.
외로움 사랑을 잃은 사람에게 겨울의 추위보다 더 무서운 건 진하디 진한 외로움. 2023. 1. 18.
추억의 그림자 겨울 찬 바람은 슬픈 그림자를 몰고와 언 뺨을 할키고 간다. 뒤돌아서서 울먹이던 모습이 잃어버린 전설을 애타게 찾던 꽃사슴 같던 사람. 만남의 기쁨은 잠시 이별의 파도가 밀려올 때 떠나는 사람 부여잡고 눈물만 흘리던 그날 이젠 흔적없는 외가의 초가지붕처럼 마음 속의 앙금도 스스로 녹을 때가 되었건만 찬 바람 부는 날이면 어김없이 다가서는 슬픈 그림자. 2023. 1. 17.
발자국 눈 내린 오솔길을 서로의 발자국 새기며 한없이 걷습니다. 햇볕이 내리쬐면 흔적없이 녹겠지만 우리의 사랑만은 영원히 오솔길에 새겨져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보듬으며 한없이 걷습니다. 2023. 1. 16.
가을 길목에서 기다림이라는 허무가 머무는 길목에서 어스름한 달빛을 쫓는 눈빛 하나. 조락의 아픔이 밀려오고 짝잃은 기러기 슬피 울면 홀로된 영혼은 추억의 때가 묻은 오솔길을 찾는다. 처음이자 마지막 긴긴 입맞춤을 끝까지 거부하던 설운 님의 미소. 호젓한 호숫가에 별이 스러지고 지나던 바람이 별을 주워오면 홀로된 영혼은 삶의 공간이 작은 골방으로 뛰어간다. 202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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