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정글/자영업 정글이 나를 속일지라도7 어머니 전 상서 어머니! 잘 지내고 계시죠. 전 어머니의 염려 덕에 하루하루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는 하지만 수년간 전혀 찾아오지 않으셔서 아주 많이 섭섭하답니다. 가끔 꿈에 오셔서 저를 가만히 안아주실 때 얼마나 마음이 포근하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바쁘시더라도 가끔, 아주 가끔이라도 찾아와주세요. 어머니! 있을 때 잘하라는 옛말이 틀린 것 하나 없음을 가슴 깊이 절감합니다. 떠나시고 난 뒤 어머니의 빈자리가 너무너무 커서 종종 그리움의 눈물을 흘린답니다. 계실 때 잘했어야 하는데 무엇 하나 제대로 해드린 것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뒤늦게 후회막심을 읊조리는 저 자신이 정말 싫어집니다. 지금이라도 후회 없도록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저 허공을 바라보며 쓴.. 2023. 3. 10. 그냥저냥 사는 게지 마음 열고 세상을 봐, 어둠 속에 숨지 말고. 세상만사 둥글둥글 그냥저냥 사는 게지.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거야. 모두 털고 모두 털고. 다들 사는 게 힘들다고 푸념한다. 문명의 발달로 사람 살기가 점점 더 편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어두운 얼굴로 산다. 옆집 아저씨도, 경비 아저씨도, 청소 아주머니도 찌푸린 얼굴이고 대기업 회장도, 고위 공무원도, 경찰과 정치인도 예외가 아니다. 곳곳에 찌푸린 얼굴이 넘쳐난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는데 다들 복을 걷어차고 있는 셈이다. 그냥 굴러들어오는 복은 싫어서일까. 일 년 365일 중 360일 이상을 일하는 나 같은 사람이 힘들다고 투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주5일 근무하며 주말에 여가도 누리는 이들도 사는 게 힘들다며 얼굴을 찌푸리고 투덜댄다.. 2023. 3. 7. 소주 한잔의 의미 “불금이다. 한잔 하자.” "비도 오는데 곱창에 소주 한잔 할까?” “소주 한잔 먹을 수 있는 여유 한번 만들어보자.” “한잔 하자. 돈은 내가 낸다.” 가끔 친구들이 소주 한잔 하자고 연락해온다.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지만 마음뿐이다. 몸은 가게에 매여 옴짝달싹 못한다. 나는 남들보다 앞장서서 술자리를 만드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술자리의 분위기를 좋아해서 굳이 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의 호출에 적극 호응하지 못하는 것은 먹고사는 문제 때문이다. 친구들이 소주 한잔 하자고 연락하는 시간은 대개 초저녁이다. 내가 가게를 비울 수 있는 시간은 친구들이 1차를 거하게 한 다음에 2차 내지 3차를 시작할 때쯤이다. 처음에는 친구들과의 즐거운 수다를 위해 가게 마감을 빨리 끝내고 부리나케 달려 나갔.. 2023. 3. 4. 부자 되세요 ‘부자 되세요.’ 이 문구는 모 카드회사의 광고 카피로 크게 유행한 후 사람들이 새해 덕담으로 가장 많이 주고받는 인사말이 됐다. 언제 들어도 거북하지 않고, 수백 번 들어도 또 듣고 싶은 덕담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부자가 누리는 풍요로운 삶은 동경의 대상이다. 부자가 되면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질 수 있고, 먹고 싶은 것도 다 먹을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세상 어디에든 다 갈 수 있는 것 또한 부자의 특권이다. 나도 한때는 그런 부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부자란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 또한 부자가 되고 싶지만 되지 못한 부류에 속한다. 물론 나보다 더한 악조건의 환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2023. 3. 1. 선녀에서 억척 아줌마로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전래민화가 있다. 그 내용은,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요약하면 이렇다. 심성 착한 나무꾼이 사냥꾼에게 쫓기는 사슴을 구해준다. 사슴은 은혜를 갚기 위해 선녀가 내려와 목욕하는 곳을 알려준다. 나무꾼은 목욕하고 있는 선녀의 날개옷을 감추어 선녀를 하늘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아내로 맞이하여 행복하게 잘 산다. 그러나 나무꾼은 아이 셋을 낳기 전에는 숨겨둔 날개옷을 선녀에게 보여주지 말라는 금기를 어기고, 결국 선녀는 날개옷을 입고 하늘나라로 올라가버린다. “전생에 무엇이었나요?” “선녀요.” 나는 이성과 이야기를 할 때 전생을 물어보는 버릇이 있었다. 열이면 아홉은 얼른 대답을 못 하고 오물거렸다. 그러면 나는 “나는 먼 옛날에 대감 집 자제였고, ○○씨는 나를 모시는 몸종이었는.. 2023. 2. 26. 비와 매출의 함수관계 ‘오, 신이시여! 정녕 나를 버리시나이까? 어찌 오늘도 아침부터 이리 비를 뿌리시나이까? 이젠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지난달에는 꾹 참았습니다.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달에도 저를 외면하시니 더는 참기가 어렵습니다. 입에서 거친 말이 주저 없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제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굵은 빗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 이제는 우산 쓴 사람들마저 자취를 감추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강한 빗줄기는 고객의 발길을 아예 끊어버렸다. 오늘 장사도 허탕이다.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기 전까지만 해도 날씨에 그리 민감하지 않았다. 비가 오면 오나 보다, 눈이 내리면 내리나 보다, 날씨가 화창하면 화창한가 보다 하고 무덤덤했다. .. 2023. 2. 23. 남에게 밥을 지어주는 사람은 자식이 잘된다 어떤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지못해 시작한 자영업이었다.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 보았으나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이 없었다. 모아둔 재산이 없어 집에서 빈둥거릴 처지도 아니었거니와 한창 일할 나이에 백수 노릇을 하는 것 또한 죽기보다 싫었다. 자영업을 선택한 것은 궁여지책이었다. 다시 말해 고육지책인 동시에 호구지책이었다. 솔직히 울며 겨자 먹기 식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흥이 날 리가 없었다. 그나마 오픈 첫해에는 고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잡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매출이 하향세를 걷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짜증이 났다. 시계불알처럼 집과 가게를 오가며 그냥 무의미하게 보내는 날들이 많아졌다. 꿈 .. 2023. 2. 2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