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인생은 언제나 흰구름처럼12 아가야, 봄이 오누나 아지랭이 찾아와 얼어붙은 땅 위에 생명의 입김을 불어 넣는다. 아가야, 기지개를 마음껏 펴라. 물질만능주의의 늪에서 허덕이는 어른들은 계절의 오고감에 둔감하다만 아가야, 비바람이 새순을 돋게 함을 기억하거라. 초록별님 다가와 신비로운 동화 나라 이야기 들려주거든 아가야, 두 귀를 쫑긋 모으고 들어보렴아. 황금에 눈 멀고 귀 먼 어른들은 고향의 전설을 까맣게 잊고 비틀거린다만 아가야, 이 세상엔 황금보다 소중한 것이 많이 있단다. 2023. 2. 1. 삶의 교차로에서 가는 사람, 오는 사람 삶의 교차로에서 지나온 반평생을 되돌아본다. 이미 지워져버린 발자국이 너무 아쉬워 되돌아가려 하지만 그 곳은 갈 수 없는 동토의 나라.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삶의 교차로에서 지나온 반평생 거울삼아 새로운 발걸음 내딛는다. 2023. 1. 28. 안개 자욱한 비밀에 쌓인 도시. 양파 껍질을 벗기듯 하나 둘 벗겨 내려가지만 찾을 수 없는 실체.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 무지개가 뜨지 않는 이 칙칙한 도시. 떠나자. 벗어나자. 나는 누구인가? 회색의 도시를 방황하다 자살을 택했던 무명의 시인처럼 묘연한 웃음을 띠어 본다. 정녕,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는 아픔. 회색의 도시에서 방황하는 영혼은 트랭퀴라이저의 유혹을 받는다. 2023. 1. 26. 초병의 사계 만물의 탄생을 알리는 숨소리가 밀려오는 계절. 동장군의 거센 저항도 탄생의 환희에 밀려 대지를 떠난다. 초병은 온몸을 노곤하게 하는 봄의 기운에도 마음의 동요없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초병이여, 당신이 있기에 봄도 환희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 아니겠소. 찌는 듯한 폭염의 희롱에 만사가 짜증나는 계절. 원색의 물결이 산수를 찾아 밀려간다. 초병은 등에 흐르는 땀방울에도 굴하지 않고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새로이 가다듬는다. 초병이여, 당신이 있기에 원색의 물결들이 마음 놓고 웃는 것 아니겠소. 바래고 바랜 허수아비 다음을 기약하는 미소짓는 계절. 외기러기 슬피 울며 짝을 찾는다. 초병은 하현달과 함께 떠오르는 고향의 정겨운 미소에도 흐트러짐 없이 분신 같은 M16 소총을 꽉 부여잡는다. 초병이여, 당신.. 2023. 1. 23. 상처받은 영혼의 비명 Ⅱ 슬픔이란 이런 것일까? 가슴 속 저 밑바닥에서 울컥 치미는 눈물. 죽는 그날까지 믿으려 했던 신념이 서서히 무너지는 비명을 지를 때 이 도시를 떠나고 싶었다. 항상 탈출을 꿈꾸면서 결국은 다시 돌아온 발걸움이 밉기만 하여 들이키던 술의 유혹을 다시 느낀다. 망각의 늪에 빠져 영원히 잊혀지는 못난 인간을 비웃으며 휘황찬 거리를 비틀거리는 상처받은 영혼의 신음. 우리에겐 어제도 없고, 오늘도 없고 오직, 내일만 있다고 네 발 달린 도깨비를 향해 무섭게 질주하던 두 발 달린 짐승의 비명을 되새기며 파괴 본능을 번득인다. 울컥 치미는 눈물이 피가 되어 빗물에 젖고 빗물은 돌아올 수 없는 그림자 나라로 흘러간다. 2023. 1. 21. 상처받은 영혼의 비명 Ⅰ 내가 반역을 꿈꾸었을 때 너희들이 날 비웃었듯이 네 발 달린 도깨비가 두 발 달린 짐승을 위협하는 도시. 부대끼는 인간들은 저마다 행복에 겨워 미소짓는데 상처받은 영혼은 술 취한 듯 상처를 핥으며 비틀거린다. 잃어버린 꿈과 이상을 찾을 수 없다는 회색의 아픔에 꺼져가는 반역의 불꽃을 다시 한 번 태우려는 거치른 몸부림. 화려한 거리를, 바람이 휘몰아칠 때마다 들려오는 두 발 달린 짐승의 외마디 비명. 2023. 1. 18. 어둠이 우리에게 주는 것 어둠이 우리에게 주는 건 안식. 그리고 어둠이 우리에게 주는 건 포근함. 우린 어둠을 사랑한다. 어제의 어둠을 오늘의 어둠을 내일의 어둠을 우린 정말 사랑한다. 2023. 1. 17. 파랑새의 날개 와 이렇게 날씨가 좋노. 현실의 혼잡함 모두 내팽개치고 산 찾아 강 찾아 떠나고 싶고나. 우릴 유혹하는 자연아! 넌 정말 아름답고나. 우릴 유혹하는 자연아! 다시 봐도 넌 사랑스럽고나. 와 이렇게 날씨가 좋노. 파랑새처럼 날개라도 있다면 모든 것 잊고 훨훨 날고 싶고나. 2023. 1. 16. 인생의 초안길에서 어리석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사랑을 확인하며 사는 인간들. '사랑해요' 이 한마디가 그렇게 소중한가? 밤 새며 읽은 책 속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때의 슬픔처럼 인생은 결코 달콤한 것은 아닌데··· 때로는 숨쉬는 것마저 부끄러울 때가 있다. 갈매기 '조나단'보다 더 높이 날으려는 꿈은 점점 무너지고 인생의 두 갈래 길에서 원치 않는 길을 걷는 나그네처럼 오늘도 울며 넘는 고갯길은 힘들기만 하다. 새장에 같힌 새처럼 구슬피 우는 영혼도 꿈을 꿀 때만은 창공을 날으며 항시 탈출을 꿈꾼다. 2023. 1. 15. 수색정찰 바람도 피해 가고 구름도 돌아가는 버려진 땅. 언제 어디서 난도질당할지 모르는 두려움에 발걸음이 무겁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서는 긴장의 연속.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아무도 웃지 않는다. 죽음의 그림자가 금방이라도 덮쳐누를 것 같은 초조감. 벗어나고 싶다. 떨쳐내고 싶다. 이겨내고 싶다. 밀려오는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떠올리는 분이 얼굴. 2023. 1. 14.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