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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정글/5학년 중늙은이의 희노애락9

22대 5 22대 5는 핸드볼 스코어다. 이기고 있는 팀의 감독은 후보선수를 내보내면서 여유롭게 경기가 종료되기를 기다리지만, 지고 있는 팀의 감독은 초조함과 자포자기가 뒤섞인 마음으로 빨리 경기가 종료되기를 기다리게 되는 스코어다. 누구나 5가 아닌 22 쪽 팀의 감독이 되고 싶어 한다. 22대 5라는 핸드볼 스코어는 우리 인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이 흔치않은 22대5가 지금 내 삶의 전광판에 떴다. 22는 내가 직장생활을 한 햇수이고, 5는 내가 자영업 정글에서 버텨낸 햇수다. 22는 멈춰섰지만 5는 6이 되고 7이 되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5가 22를 넘어서 23이 되고 24가 되기를 기대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도전하고 싶다. 22년의 직장생활을 되돌아.. 2023. 3. 14.
천 원의 행복 로또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이 모두 똑같다. 남들에겐 다양한 변화가 있는 휴일도 내게는 언제나 그렇고 그렇다. 이러한 자영업 정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아등바등하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안쓰럽다. 탈출구를 찾아 힘겨운 몸부림을 쳐봐야 그것도 잠시뿐, 시간이 지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또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보낸다. 가진 것 하나 없고, 연줄 또한 없으며, 학벌마저 별 볼일 없는 소시민을 하루아침에 신데렐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하나 있긴 하다. 다름 아닌 로또 복권이다.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기 전에는 로또에 목매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당첨될 확률이 거의 없는 행운에 한사코 매달리는 모습이 측은하게만 보였다. 로또에 매달릴 에너지로 자신의 능력을 .. 2023. 3. 12.
100세 시대에 대한 소회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순이 되면 환갑잔치를 열어 장수했음을 축하해주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이순은 늙은 축에도 끼워주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과학과 의술의 발달은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주는 것은 물론이고 인생의 시간마저 바꾸어놓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100세 시대의 도래는 인류 발전의 위대한 결과물이요 축복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 축복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준비된 100세는 아름다우나 준비되지 않은 100세는 악몽이 될 수 있다. 아름다운 노후의 삶을 즐기기 위해서는 금전적 여유가 꼭 필요하다. 100세 시대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연금, 임대소득, 금융소득이 그것이다. 소시민의 아들로 태어나 하루하루를 살아가.. 2023. 3. 9.
6학년 인생 도화지 나의 6학년 인생 도화지에는 어떤 그림들이 그려질까? 빨주노초파남보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수놓일 때도 있을 것이고, 암울한 회색빛만이 칠해질 때도 있을 것이다. 어떤 날은 맑은 하늘이 끝없이 펼쳐지고, 어떤 날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삶의 모습이 알록달록 그려질 것이다. 내가 맞이할 6학년의 삶이 5학년의 삶과 겹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나의 5학년 삶은 내가 그리고자 했던 모습이 결코 아니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꿈꾸었지만 남루하기 그지없는 중늙은이의 우울한 미소만이 내게 머물렀다. 자영업 정글은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이었다. 벗어버려야 마땅하지만 달리 입을 옷이 없기에 마지못해 입어야 하는 옷이었다. 입고 있는 내내 거북해 하면서도 차마 다른 옷을 사겠다.. 2023. 3. 6.
주택관리사 자격증에 도전하다 음식점 자영업 정글에 뛰어든 사람은 하루 종일 일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휴일도 사치로 치부되어 일 년 365일 중 360일 이상을 일하므로 틀린 말은 아니다. 평일에 가게를 오전 10시에 오픈한 뒤 오후 10시에 마감하고, 근로자들이 쉬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일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음식점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직장인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1박2일이나 2박3일 등 장시간의 공백을 만들어내는 것은 큰맘을 먹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하루 24시간 중 몇 시간의 짬을 만들어내는 것은 비교적 쉽다. 사람들의 배꼽시계는 대체로 일치하여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그리고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를 하루 중 음식점이 가장 바쁜 시간대로 만든다. 이 시간은 고객 맞이에 올인해야.. 2023. 3. 3.
73kg에서 68kg으로 5학년 4반 1월 1일에 나의 몸무게는 73kg이었다. 자영업 정글에 발을 들여놓을 때의 몸무게가 69kg이었으니 4년 사이에 4kg이 불어난 것이다. 과체중은 몸을 많이 불편하게 했다. 피로감이 쉬 왔으며, 감기에 걸리는 등 잔병치레가 잦아졌다.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잔병치레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5학년 4반 12월 31일에는 나의 몸무게가 68kg이 됐다. 1년 사이에 5kg을 줄인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을 해냈을 때의 뿌듯함이 밀려왔다. 몸은 1월 1일보다 한결 편해졌으며,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샘솟았다.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마구 자랑하고 싶었다.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면서 체중이 급격히 줄어들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20여 년을 책상 앞에 앉아 근무하다가 하루 종일 서서.. 2023. 2. 28.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한 목록을 버킷리스트라고 한다. 버킷리스트라는 말은 중세 시대에 자살할 때 목에 밧줄을 감고 뒤집어 놓은 양동이 위에 올라간 다음 그 양동이를 발로 차버리던 행위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같은 제목의 영화가 소개되면서 친숙해진 단어이기도 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노트에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긁적여 봤을 것이다. 단순히 긁적이는 것에 끝나지 않고 하나하나 실행하면서 지워온 사람은 하루하루 삶이 즐거워 콧노래를 부르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반면에 생활에 쫓겨 그냥저냥 살아온 사람은 짓눌린 어깨를 펴지 못하고 피폐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인간이었다. 무능하고, 바보스럽고, 부끄러움도 없고.. 2023. 2. 25.
일만 시간의 법칙 기분이 꿀꿀하다. 아니 꿀꿀하다 못해 더럽다. 매일 기분이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더러운 기분까지 맛봐야 하다니. 이런 더러운 기분은 오래간다. 정말 찝찝하다. 오매불망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누구도 들여다봐주지 않는 깊은 나락에 빠져 옴짝달싹 못하는 느낌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뛰어든 자영업 정글은 고됨의 연속이었다. 쉼 없이 달려야만 했다. 너무너무 힘들어 한 번쯤 쉬고 싶어도 임차료 걱정 때문에, 관리비 걱정 때문에, 급료 걱정 때문에, 생활비 걱정 때문에, 등록금 걱정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일 년 365일 중 360일 이상을 일해야만 했다. 고된 나날을 보내는 대가로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하며 먹고 살 수 .. 2023. 2. 22.
5학년 4반 중늙은이의 하루 오전 7시 20분만 되면 어김없이 알람이 울린다. 꿈나라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딱히 신나고, 흥미롭고, 재미있고, 판타스틱한 꿈을 꾸는 것이 아니기에 항시 미련 없이 눈을 뜬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나의 하루는 오전 7시 20분에 시작된다. 오전 7시도 아니고 오전 7시 30분도 아닌 오전 7시 20분에 하루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갖다 붙인다면, 이쁜공주가 7시 30분에 등교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싶어서다. 집에 있는 시간에 딸내미가 등교를 하는데 지켜보지 않고 쿨쿨 자는 것은 아빠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쁜공주가 등교하고 나면 오전 7시 30분부터 8시까지 아침식사를 한다..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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