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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정글/자영업정글에서의 생존전략9

또 다시 갈림길에 서서 또 한 번 갈림길에 섰다. 오른쪽 길은 5년 동안 매일 걸어온 익숙한 길이다. 그 길은 몸이 다소 부치지만 의식주를 해결해 주는 순탄한 길이다. 왼쪽 길은 전혀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그 길에서 어떠한 광경이 펼쳐질지 알 수 없다. 몸은 왼쪽 길로 가려고 하는데 마음이 두려워 떨고 있다. “사장님! 오늘 당장이라도 통장에 9천만 원을 입금하겠습니다.” 내가 제시한 금액에서 조금 모자란 것이 흠이긴 했지만, 마음이 흔들릴 정도로 매혹적인 제안이었다. 더군다나 내가 좋다고만 하면 곧바로 통장에 입금해 준단다. 오른쪽 길에서 점점 지쳐가던 시점이었기에 앞뒤 가리고 싶은 마음이 거의 없었다. 왼쪽 길이 어서 오라고 나에게 손짓을 하고 있었다. 본사는 변함없이 60% 매장의 콘셉.. 2023. 3. 13.
누구나 1%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영업 정글에 뛰어드는 사람은 열이면 열 자신은 상위 10%에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러한 생각을 품었다. 심지어는 조금만 더 연구하고 노력하면 상위 1%에 포함되어 찬란한 미래를 보장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위 1%에 끼어드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솔직히 나는 거기까지는 꿈꾸지도 않았다. 책이나 방송을 통해 접하는 자영업 성공신화는 대부분 실화인 것은 분명하나 누구나 이룰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1%의 성공자가 한 것을 그대로 따라 하기도 힘들거니와 설령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똑같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빨리 꿈에서 깨어나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런 성공자와 똑같은 생각.. 2023. 3. 11.
프랜차이즈 창업이냐 개인 창업이냐 자영업 정글에는 프랜차이즈 창업과 개인 창업이라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이 두 갈래 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확연히 갈린다. 어떤 이는 무조건 프랜차이즈 창업을 권하지만, 어떤 이는 개인 창업이 정답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는 것 같다. 누구나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어 하지만 그게 결코 쉽지 않다. 초보자가 자영업 정글에 입문할 때 맛보게 되는 갈등이다. 최근 창업의 추세는 프랜차이즈다. 사전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자영업 초보자라면 프랜차이즈 창업이 적합하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경우 가맹 본사가 상권분석은 물론 입지 선정과 매장 인테리어까지 불편이 없도록 처리해 준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교육과 원재료까지 완벽하게 제공해 준다... 2023. 3. 8.
해답 없는 인력관리 자영업 정글에 뛰어든 뒤에 가장 곤란했던 부분은 인력관리였다. 답이 없었다. 운이 따르면 좋은 사람을 만났고, 운이 따르지 않으면 그저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그나마 홀과 몰이 쪽에서는 운이 따른 편이었으나 화구 쪽에서 매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화구쪽에서는 출발이 순조로운가 싶었으나 한 학기가 지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25살의 젊은 처자가 6개월 만에 그만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젊은 처자가 하기에 힘든 일이었기에 오랫동안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년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쉬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두 번째로 인연을 맺은 사람은 불혹의 중년이었다. 일 년 이상 근무할 수 있다고 해서 흔쾌히 손을 잡았으나, 그도 5개월을 채우지 못.. 2023. 3. 5.
매출 감소는 점주 탓?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점주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4년차에 들어서도 매출 하향세가 멈추지 않아 고민하고 있을 때 본사에서 나온 신입 슈퍼바이저가 내뱉은 말이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공감하기보다는 뺨을 한 대 올려 붙이고 싶었다. 내가 개인 창업자였다면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점주로서는 이 말에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나는 매출 하향세는 본사의 가격정책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매장은 오픈과 동시에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그런데 가격 인상 이후 매출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 뒤 도무지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새로운 가격정책은 우리 매장에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매장에는 적합하다고 여긴 본사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본사는.. 2023. 3. 2.
셀프서비스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매장에는 ‘Self Service. 한스델리는 셀프서비스로 운행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판이 2군데에 걸려 있다. 어느 자리에서든 고개를 조금만 들면 안내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안내판에 적힌 ‘운행’이라는 낱말은 한글 맞춤법상 틀린 표기다. ‘운영’으로 수정해야 옳다. 처음 안내판 제작을 의뢰할 때 ‘운영’으로 알려주었으나, 제작업체가 ‘운행’으로 잘못 표기해서 만든 후 확인하지도 않고 보내주었다. 안내판을 다시 만들까 하다가 셀프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는 뜻을 전달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 같아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다행히도 6년 동안 ‘운행’이 오타임을 지적한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안내판을 제작한 이유는 손님들에게 매번 셀프서비스로 운영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에 한계가 있어서였다... 2023. 2. 27.
근면성, 인사성, 기억력, 창의력, 인내심 자영업 정글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둘이 경쟁하며 먹고 살기도 버거운데 셋이 뛰어들고, 넷이 뛰어드는 것이다. 심지어 한 구역에 열 명 이상이 뛰어드는 업종도 있다. 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을 보는 것만 같아 불안하다. 이를 두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데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보니 앞뒤 가릴 여유가 없는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자영업 정글도 힘은 들지만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는 호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전설이 돼버린 지 이미 오래다. 어느 보고서에 따르면 생계형 자영업 창업자가 생존할 확률은 1년 후 83.8%, 3년 후 40.5%, 5년 후 29.6%에 불과하다. 10명 중 7명이 창업 5년 안에 사업을 접는다는 얘기다. 다행히도 나는 이 대.. 2023. 2. 24.
고객은 가족이며 지인이다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터벅터벅 걷는 발걸음이 무겁다. 모든 것이 낯설고,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듯하다. 향후 전개될 길이 탄탄대로일지 가시밭길일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그러나 두렵다고 멈출 수 있는 길이 아니기에 두 눈 질끈 감고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뎌본다. 솔직히 이전에 걷던 길을 계속 가고 싶었다. 그 길이 익숙했기에 다른 길로 발을 들여놓기가 싫었다. 그 익숙한 길에서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울타리가 나타나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됐다. 믿어지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울타리 주변을 서성거려 보았지만 조그마한 틈조차 찾을 수 없었다. 무능한 남편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 싫었고, 부끄러운 아빠가 되는 것이 두려웠다. 별로 친하지 않던 .. 2023. 2. 21.
맨땅에 헤딩하다 자영업의 세계는 나와는 먼 나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내 인생의 갈림길에 자영업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음식점 일을 하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음식 계통에는 경험이 전무했기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못 하겠다며 물러서고 싶진 않았다. 이런 일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출구가 보이지 않았기에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싫든 좋든 자영업 정글에 뛰어든 이상 낙오자가 되기는 싫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A4 용지에 메뉴 레시피를 인쇄하여 코팅한 후 화구 전면에 부착하는 것이었다. 40여 개나 되는 레시피를 다..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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