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정글35 근면성, 인사성, 기억력, 창의력, 인내심 자영업 정글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둘이 경쟁하며 먹고 살기도 버거운데 셋이 뛰어들고, 넷이 뛰어드는 것이다. 심지어 한 구역에 열 명 이상이 뛰어드는 업종도 있다. 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을 보는 것만 같아 불안하다. 이를 두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데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보니 앞뒤 가릴 여유가 없는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자영업 정글도 힘은 들지만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는 호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전설이 돼버린 지 이미 오래다. 어느 보고서에 따르면 생계형 자영업 창업자가 생존할 확률은 1년 후 83.8%, 3년 후 40.5%, 5년 후 29.6%에 불과하다. 10명 중 7명이 창업 5년 안에 사업을 접는다는 얘기다. 다행히도 나는 이 대.. 2023. 2. 24. 비와 매출의 함수관계 ‘오, 신이시여! 정녕 나를 버리시나이까? 어찌 오늘도 아침부터 이리 비를 뿌리시나이까? 이젠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지난달에는 꾹 참았습니다.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달에도 저를 외면하시니 더는 참기가 어렵습니다. 입에서 거친 말이 주저 없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제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굵은 빗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 이제는 우산 쓴 사람들마저 자취를 감추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강한 빗줄기는 고객의 발길을 아예 끊어버렸다. 오늘 장사도 허탕이다.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기 전까지만 해도 날씨에 그리 민감하지 않았다. 비가 오면 오나 보다, 눈이 내리면 내리나 보다, 날씨가 화창하면 화창한가 보다 하고 무덤덤했다. .. 2023. 2. 23. 일만 시간의 법칙 기분이 꿀꿀하다. 아니 꿀꿀하다 못해 더럽다. 매일 기분이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더러운 기분까지 맛봐야 하다니. 이런 더러운 기분은 오래간다. 정말 찝찝하다. 오매불망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누구도 들여다봐주지 않는 깊은 나락에 빠져 옴짝달싹 못하는 느낌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뛰어든 자영업 정글은 고됨의 연속이었다. 쉼 없이 달려야만 했다. 너무너무 힘들어 한 번쯤 쉬고 싶어도 임차료 걱정 때문에, 관리비 걱정 때문에, 급료 걱정 때문에, 생활비 걱정 때문에, 등록금 걱정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일 년 365일 중 360일 이상을 일해야만 했다. 고된 나날을 보내는 대가로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하며 먹고 살 수 .. 2023. 2. 22. 고객은 가족이며 지인이다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터벅터벅 걷는 발걸음이 무겁다. 모든 것이 낯설고,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듯하다. 향후 전개될 길이 탄탄대로일지 가시밭길일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그러나 두렵다고 멈출 수 있는 길이 아니기에 두 눈 질끈 감고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뎌본다. 솔직히 이전에 걷던 길을 계속 가고 싶었다. 그 길이 익숙했기에 다른 길로 발을 들여놓기가 싫었다. 그 익숙한 길에서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울타리가 나타나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됐다. 믿어지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울타리 주변을 서성거려 보았지만 조그마한 틈조차 찾을 수 없었다. 무능한 남편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 싫었고, 부끄러운 아빠가 되는 것이 두려웠다. 별로 친하지 않던 .. 2023. 2. 21. 5학년 4반 중늙은이의 하루 오전 7시 20분만 되면 어김없이 알람이 울린다. 꿈나라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딱히 신나고, 흥미롭고, 재미있고, 판타스틱한 꿈을 꾸는 것이 아니기에 항시 미련 없이 눈을 뜬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나의 하루는 오전 7시 20분에 시작된다. 오전 7시도 아니고 오전 7시 30분도 아닌 오전 7시 20분에 하루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갖다 붙인다면, 이쁜공주가 7시 30분에 등교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싶어서다. 집에 있는 시간에 딸내미가 등교를 하는데 지켜보지 않고 쿨쿨 자는 것은 아빠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쁜공주가 등교하고 나면 오전 7시 30분부터 8시까지 아침식사를 한다.. 2023. 2. 19. 맨땅에 헤딩하다 자영업의 세계는 나와는 먼 나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내 인생의 갈림길에 자영업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음식점 일을 하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음식 계통에는 경험이 전무했기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못 하겠다며 물러서고 싶진 않았다. 이런 일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출구가 보이지 않았기에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싫든 좋든 자영업 정글에 뛰어든 이상 낙오자가 되기는 싫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A4 용지에 메뉴 레시피를 인쇄하여 코팅한 후 화구 전면에 부착하는 것이었다. 40여 개나 되는 레시피를 다.. 2023. 2. 18. 개인 창업으로 전환할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갈림길을 만난다. 갈림길 너머는 미지의 세계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번 선택에 앞서 고민에 빠진다. 엎질러진 물을 되담을 수 없듯이 한번 선택한 길 역시 되돌릴 수 없다. 그저 먼 훗날에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 뿐이다.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면 개인 창업과 프랜차이즈 창업의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양쪽 길을 다 걸어가다가 탄탄대로임이 확인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갈림길에서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던진다고 생각하는 이라면 개인 창업의 길로 가야 할 것이고, 안정을 바탕으로 현상유지를 원하는 이라면 프랜차이즈 창업의 길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개인 창업의 경우 초기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 2023. 2. 17.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매출이 감소한다 입지만 좋으면 만사형통일 줄 알았다. 입지가 창업 성패의 90% 이상을 좌우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픈 첫해에 고객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하루하루가 즐거웠으며, 몸이 피곤해도 힘든 줄 몰랐다. 그런 대박의 조짐은 오로지 가게의 입지가 좋은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년차를 보내면서 입지가 중요하기는 하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입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가격경쟁력이었다. 오픈 첫해의 주요 메뉴는 주로 4천~5천 원의 부담 없는 가격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심지어 3천 원대의 초저가 메뉴도 있었다. 그런 메뉴의 가격경쟁력이 고객들의 진한 사랑을 가져다 주었다. 2년차에 접어들 무렵 본사로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사유로 메뉴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2023. 2. 16. 축구와 풋살 주방 인원은 3명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가맹점 교육을 받기 전에 방문한 중앙대점과 한양대점에서 음식을 셋팅하는 사람 1명과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 2명만 있으면 주방을 운영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조언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리 교육을 받을 때 교육담당자는 무경험자 3명이 주방을 맡으면 다소 힘들 것이라며, 빠듯한 인원으로 시작하는 것보다 여유 있게 시작하는 게 좋으니 1명을 더 충원하라고 권했다. 고민 끝에 1명을 더 뽑기로 했다. 자리가 잡힐 때까지 4명으로 운영하다가 나중에 안정이 되는 것을 보아가며 신축적으로 인원을 조정하자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벼룩시장에 구인광고를 내고, 가게 출입문에 모집공고를 붙이고, 교육담당자와 슈퍼바이저에게도 좋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2023. 2. 15. 직주근접! 집과 일터의 거리를 무시하지 마라 집과 일터는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함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집에서 30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한 가게를 구하라는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목만 좋은 곳이라면 집과 가게의 거리가 1시간이 걸리든 2시간이 걸리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안산 거주지에서 인천 가게까지의 거리는 35킬로미터였다. 도로가 막히지 않는 시간에는 40분 정도 걸렸지만 조금이라도 막히면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하루에 길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족히 2시간은 됐다. 35킬로미터는 출퇴근하기에 가까운 거리가 아님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특별히 그 거리를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은 것은 그보다 더 먼 거리의 출퇴근을 4년간 경험했기 때문이다. 안산 거주지에서 전 직장까지의 거리는 37킬로미.. 2023. 2. 14.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