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의 『형사 변호인』은 출판사 북플라자에서 2023년 6월 30일 출판한 장편소설이다. 아쿠마루 가쿠는 1969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났다. 2005년 데뷔작 <천사의 나이프>로 제51회 에도가와란포상, 2016년 <침묵을 삼킨 소년>으로 제37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단편<황혼>으로 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부문을 수상했다.
『형사 변호인』은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주인공이 변호사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인데 총 44장으로 구성된 법정 미스터리 소설이다.
호스트를 죽인 경찰 × 무죄를 믿는 변호사
그러나 피의자의 진술은 모두 거짓이었다?
유죄율 99.9%를 뒤집을 진실이란?!
스물네 살의 호스트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여자의 직업은 현직 경찰관.
자기는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여자를 변호하게 된
젊은 여성 변호사 린코는
피의자의 진술을 전적으로 믿고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린코와 함께 변호를 맡게 된 선배 변호사 니시는
피의자 변호보다 진실 규명을 우선시한 나머지
변호인의 직위를 해임당할 위기에 처한다.
피의자 진술과 대치되는 검찰 측의 증거,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마지막 증인….
두 명의 변호인은
과연 형사 사건 유죄율 99.9%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인가?
“맞습니다. 스즈카 씨도 앞으로 조사를 받을 때마다 이 노트에 적으세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윽박지르거나 책상을 내려치는 등 위험 행위가 있었던 경우에는 담당 형사 이름과 함께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 두시고요.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제가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항의할 수도 있고, 재판에서도 피의자 진술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다투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p53]
"스즈카 씨도 잘 아시겠지만 피의자는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조서의 서명날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앞으로 조사를 받을 때는 무조건 묵비권을 행사하고 조서에도 서명날인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p53]
"네, 맞습니다. 아마 상대는 변호인인 저를 비방하려고 들 겁니다.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면 재판에서 불리하다. 그런 말을 하는 변호인은 믿으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요. 그게 안 통한다 싶으면 사건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든 말을 시키려고 할 거고요.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목적은 스즈카 씨와 잡담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스즈카 씨 마음속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자백을 받아 내는 것이니까요.“[p54]
“기소될 때까지 수사 기관에서는 이쪽에 아무런 정보도 알려 주지 않잖아요. 무슨 증거가 있어서 체포했는지조차도요. 상대방의 수를 전혀 읽을 수 없는 상황에서 피의자가 말을 해서 좋을 게 없죠. 유도 신문에 넘어가서 저쪽에 유리한 조서가 만들어지기라도 하면 재판에서 그걸 뒤집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요. 묵비권 행사는 변호인으로서 당연한 전략 아닌가요?”[p60]
"급성 경막하 출현이었어요. 두개골 안쪽에서 뇌를 둘러싼 막과 뇌 사이에 피가 고여서 뇌를 압박하는 상태였대요. 스즈카 말로는 히비키랑 둘이 집에 있을 때 갑자기 히비키가 토를 하고 정신을 잃어서 깜짝 놀라 구급차를 불렀다고 했어요. 하지만 결국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고요. 두부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스즈카는 젼혀 짚이는 데가 없다고 했어요. 아마 스즈카가 잠깐 눈을 뗀 사이에 히비키가 넘어져서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게 아닌가….“[p64]
"우선 신체 구속과 관련해서 헌법 34조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구속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국가가 갖추어야 할 요건을 까다롭게 함으로써 개인이 부당하게 국가형벌권의 대상이 되어 혐의만 가지고 구속당하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란 개인의 자유를 구속할 필요성이 인정되기에 충분한 증거를 의미합니다. 단지 도주 우려가 있다. 죄증을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것만 가지고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p119]
“아버지는 생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피의자나 피고인에게는 자기편이 변호인밖에 없다고요. 죄를 저지를 정도로 코너에 몰린 사람들은 대부분 믿을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변호인밖에 없다고요.”[p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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