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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박사/내가읽은책

나비-기억을 지우는 자

by 유일무이태인 202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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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이 쓴 나비-기억을 지우는 자는 출판사 스윙테일에서 2021728일 출판한 장편소설이다. 김다인은 PeDe라는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판타지 소설을 주로 써오다 선악과 탐욕에 관한 고찰, 지옥과 악마에 대한 상상을 더해 스타일리시한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를 탄생시켰다.나비-기억을 지우는 자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사하며 트라우마를 제거하는 나비와 지옥 같은 내면을 가진 한 소녀의 박진감 넘치는 실리 스릴러로서 프로로그와 에필로그 이외에 3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널 나가게 해줄게.

아니, 자유롭게 만들어줄게.“

 

한 소녀의 끔직한 기억에 기생하는 트라우마를

제거하기 위해 소녀의 내면으로 들어간 나비.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진 지옥 같은 내면세계가 펼쳐진다!

 

 

어떤 사람이든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 하나씩은 있다.

보통의 경우 내면 밑바닥레 잠들어 있지만,

기억을 좀먹는 기생충 같은 것들이 있다.

바로 트라우마, 상처의 고통이 강한 만큼 트라우마는 끔찍한

기억을 숙주 삼아 더 지독하게 자라난다.

고유진은 바로 그런 트라우마를 제거하는 나비.

질 나쁜 성범죄 피해자의 트라우마 치료를 돕고 집으로 돌아가는길,

고유진은 정일구 형사로부터 흥미로운 일을 제안받는다.

지옥에서 탈출했다는 한 소녀의 내면세계에 들어가

실제 지옥이 존재하는지 알려달라는 것.

이후 고유진에게 불가사의한 일들이 벌어지고,

소녀에게서 2년 전 세상을 떠난 여동생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제안을 수락하게 되는데…….

 

 

 

나비는 사람의 내면세계란 곳에 신체접촉만으로 들어갈 수 있어, 꿈과는 조금 다른데, 무의식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해. 기억이 추상적으로 형상화된 공간이라고 해야 하나”[p41]

 

내 상태를 표현하기에 불안이라는 단어만큼 적절한 단어가 없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차를 몰고 급히 서울을 떠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떨림이었다. 형언하기조차 곤란한 흔들림 너머에서 무언가를 맞닥뜨리게 될 것만 같았다. 공감에서 나오는 두려움이나 호기심과는 또 다른 무언가였다.[p65]

 

너무 열심히 해서 탈이라는 거지.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매번 백퍼센트 이상의 업무 효율을 어떻게 뽑아내니? 매번 그런 식으로 하드코어하게 마감하려 들면 언젠가 막혀버릴 가능성이 높아. , 아마추어처럼 어이없게 죽어버릴 것 같다고.”[p98]

 

이 폐쇄병동은 비상구를 제외한 입구가 전부 이중 구조다. 일반 데스크와 내부 데스크까지도 철제 도어와 빡빡한 창살 등으로 철저히 둘러막힌 상태다. 모양새는 요양시설처럼 보이도록 신경을 쓴 것 같지만, 사실상 쇠창살 박힌 감옥이나 다름없다.[p100]

 

이것부터 시작하자. 전에 말했다시피 나비는 개인의 심상, 이른바 내면세계를 탐사해. 나비가 한 사람의 내면세계에서 죽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오는데 성공하면 그 사람의 기억이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증명할 수 있지. 딱 그 정도만 알면 돼. 꿈하고는 큰 차이가 있지만, 뇌에 남은 기록이 반영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p125]

 

전능한 천망(天網), 혹은 먹잇감을 노리는 거미줄처럼 상공에 겹겹이 걸쳐진 사슬. 금에 걸려든 자의 시체가 곳곳에 매달려 있다. 더불어 심상치 않은 기류만큼이나 바람소리가 무척이나 성가시게 들려온다. 다른 존재가 접근해오는 발걸음 소리마저 깨끗이 지울 만큼 거칠고 날 선 폭풍이다.[p169]

 

이것이 광기냐 하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재미란 게 따라붙는다. 그것은 실력에 대한 자부심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다. 장비 하나하나가 무게 중심이 다르고, 효율적인 활용 방식이 여러 가지로 나뉜다. 내질러 찌르느냐, 휘둘러 베느냐, 장작을 패듯 찍어버리느냐, 후벼 파느냐, 자르느냐,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살상력이 극대화된다.[p232]

 

본래 대악마는 공존이라는 삶의 형태를 택하지 않는다. 어느 한쪽이 영역을 건드리면 둘 중 하나가 쓰러질 때까지 서로 물어뜯는다. 법칙을 어긴 자가 누구인지는 의미가 없다. 올바른 쪽은 패배하지 않고 살아남은 악마다. 도덕이 없는 투쟁과 권위, 힘과 욕망이 이 밑바닥의 논리의 근간이기 때문이다.[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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