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정글에는 프랜차이즈 창업과 개인 창업이라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이 두 갈래 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확연히 갈린다. 어떤 이는 무조건 프랜차이즈 창업을 권하지만, 어떤 이는 개인 창업이 정답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는 것 같다. 누구나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어 하지만 그게 결코 쉽지 않다. 초보자가 자영업 정글에 입문할 때 맛보게 되는 갈등이다.
최근 창업의 추세는 프랜차이즈다. 사전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자영업 초보자라면 프랜차이즈 창업이 적합하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경우 가맹 본사가 상권분석은 물론 입지 선정과 매장 인테리어까지 불편이 없도록 처리해 준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교육과 원재료까지 완벽하게 제공해 준다. 가맹 상담에서 개업까지 어려운 것 하나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며, 점주로서 본사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초보자이기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개인 창업에 비해 실패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소비자들이 개인 점포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점포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본사가 원재료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공급해주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원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과 신메뉴 등 상품 개발에서 조직의 힘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나에게 창업 상담을 해온다면 과감히 개인 창업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다. 나 또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개인 창업의 길로 발을 내디딜 것이다. 단서조항을 하나 붙인다면, 사전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고 하더라도, 개인 창업은 오랜 기간 준비해야 한다.
지금 자영업 정글은 치열한 전쟁터다. 첫발을 잘못 내디디면 낭떠러지 아래로 구를 수 있다. 조금 늦더라도 철저하게 준비해야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아이템 선정, 상권분석, 입지선정, 자금계획, 사업계획서 등을 준비하는 것이 다소 버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창업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들이며, 반드시 밟고 지나가야 할 디딤돌이다. 전 재산을 투자하는 것이며, 향후 인생 10년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다. 어찌 소홀히 생각할 수 있겠는가?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인 창업을 권유하는 것은 개인 창업을 해야 경영의 독자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경영의 독자성이 있어야 시장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경영의 독자성은 곧 수익률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 것과 같다. 이와 달리 프랜차이즈 창업의 경우에는 가게가 본사에서 정한 보편적인 시스템에 따라 운영되다 보니 독자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 본사가 ‘갑’이 되고 가맹점은 ‘을’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개업까지는 본사의 도움을 받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개업 이후에는 본사의 도움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메뉴 개발을 예로 들어보겠다. 본사는 시즌마다 또는 해가 바뀔 때마다 신메뉴를 선보인다. 이는 개인 창업자가 하기에 쉽지 않은 일임을 고려하면 큰 장점이다. 신메뉴가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데 모든 일이 좋은 쪽으로만 흐른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세상일이라는 것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게 늘 문제다. 어느 가맹점에는 대박을 안겨주는 신메뉴가 어느 가맹점에는 매우 부적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은 본사의 신메뉴 정책을 거부할 수가 없다. 본사의 정책은 본사와 가맹점이 추구하는 방향이 일치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 피해를 보는 것은 가맹점인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창업을 고려한다면 프랜차이즈 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마라. 프랜차이즈 창업은 무늬만 사장이 되는 것일 뿐 직장생활의 연장선이다. 개업의 편리함 때문에 프랜차이즈 창업에 뛰어드는 실수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사장이 되고 싶은 이유는 내 맘대로, 내 뜻대로, 내 의지대로 모든 것을 해보고 싶은 데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본사 메뉴를 팔아주는 판매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호황을 누릴 때에는 이 말이 실감나지 않겠지만 불황에 허덕일 때에는 이 말이 가슴을 짓누를 것이다.
본사의 도움으로 프롤로그는 근사하게 만들어낼 수가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전개와 위기, 그리고 절정과 에필로그는 본사에서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전적으로 점주의 몫이다. 개업 이후 대박가게가 되느냐 쪽박가게가 되느냐는 본사가 아니라 점주에게 달려 있다는 말이다. 프롤로그에 몰두하여 전개와 위기, 그리고 절정과 에필로그를 소홀히 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베스트셀러는 5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버무려질 때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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