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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박사/내가읽은책

카피캣

by 유일무이태인 2024.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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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레이크 지음, 민지현 옮김의카피캣은 출판사 토마토에서 2018827일 출판한 장편소설이다. 알렉스 레이크는 북서 잉글랜드 출신의 영국소설가이며, 2010년 아마존 신인작가 탑10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정체를 숨기고 알랙스 레이크라는 새로운 필명으로 발표한 <애프터 안나>가 온라인에서 별점 평 5,000여 개, 독자 리뷰 1,000여 개를 돌파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카피캣은 그가 발표한 세 번째 스릴러 소설로, 3부로 구성되어 있고 전작을 뛰어넘는 수작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1------------- 7p

2------------- 245p

3------------- 365p

 

 

최선을 다해 범인을 에측하라.

하지만 결말은 당신의 예상 밖일 것이다.

 

 

세라, 어떤 게 진짜 네 페이스북 계정이야?”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친구 레이첼이 물었다. 이상한 질문이다.

내 페이스북 계정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런데 가짜 세라의 계정에는

나의 일상과 집 안에서 찍은 사진까지 올라와 있다.

누군가의 장난일까?

하지만 어떻게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거지?

우리 집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는 편지를 남편이 보여준다.

- 여보, 사실 나는 불륜을 저지른 적이 있어요. 미안해요.

남편이 나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아니다. 이건 내가 쓴 게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나의 필체다.

 

남편의 말처럼 세라가 자신과 주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보내는 메시지일까?

아니면 세라의 가정을 파괴하기 위한 누군가의 음모일까?

 

가짜 세라의 정체를 속단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낚싯바늘은 낚싯줄에 매달려 있고, 낚싯줄은 낚싯대에 연결되어 있다. 그 끝에는 낚싯대를 쥐고 있는 손이 있는데 그 손을 움직이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적절한 시간과 장소, 방법을 오랫동안 치밀하게 연구하고 준비해왔다.[p27]

 

일 걱정을 하며 사는 건 인생을 낭비하는 거야. 벤은 늘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자기가 즐겨 쓰는 격언을 인용하면서, 걱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일어나기도 전에 미리 그 대가를 치르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어, 라고 말하곤 했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마음을 쓰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거지. 쓸데없는 일에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는 거라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해결하면 되고, 생기지 않으면 다행인 거잖아.[p33]

 

세라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았다. 그러고도 한동안 레이첼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십년 전에는 키가 꺽다리처럼 크고 제멋대로 헝클어진 머리에 옷차림도 엉망이었던 레이첼이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 서 있었다. 앞이 타이트한 리넨 바지에 올리브색 민소매 블라우스를 입고, 적갈색으로 물들인 머리는 길고 풍성했으며, 서해안의 햇볕에 그을린 피부는 윤기가 흘렀다.[p73]

 

그 정도는 임신 중에 흔히 나타나는 정상적인 증상이에요세라가 설명했다. ‘불면증 증세도 그렇고 임신을 하면 신체적 변화를 많이 겪게 되거든요. 신체적인 변화와 호르몬의 변화 그리고 감정의 변화까지 말이죠. 그러니 그에 대해 몸과 마음이 반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거죠. 때때로 아주 극단적인 반응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 베키가 그런 상태인 것 같네요.’[p144]

 

하지만 지내보니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화요일에는 도시락을 싸 가지고 숲으로 소풍을 갔고, 수용일에는 물놀이공원에 가서 하루 종일 놀았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포클랜드에서 그랜드 다이아몬드 아일랜드까지 유람선을 타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으며, 바닷가에서 물놀이도 했다.[p205]

 

다이애나는 앞으로 6개월 정도 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세라는 암의 진행 상태가 다이애나의 말대로라면 6개월이라도 버틸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고 생각했다. 다이애나의 암은 매우 공격적이면서도 상당히 넓게 퍼져 있었다. 게다가 시기적으로도 늦게 발견되었다. 허리가 아픈 것을 그저 노화의 과정인 줄로만 여겼는데 알고 보니 훨씬 더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p256]

 

세라는 항상 어리석었다. 물론 바보는 아니다. 의사가 바보일 수는 없지.그러나 어리석다. 그렇지 않았다면 오래전에 이런 결과가 오리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아직 피할 수 있었을 때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리석었기 때문에, 자기 주변에 벽이 쌓이는 줄 몰랐으며, 삶의 마디마다 낚싯줄이 드리워지고 있는 줄도 몰랐다. 그 줄들이 어느 순간 당겨져 자기를 옭아맬 거미줄이 될 것이라는 사실도 몰랐다.[p328]

 

세라의 맞은편에 있던 문이 열리고 희미한 빛이 흘러들었다. 문 가까이에서 들어오는 빛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방은 터널이나 복도의 끝에 있다. 아무튼 희미하나마 빛이 들어오니 비로소 세라는 자기가 있는 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상자 같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사방 2.5미터 정도 되는 정육면체였다.[p379]

 

감각 상실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논문을 읽은 적이 있다. 인간을 그런 식으로 고문할 때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감각적 자극이 사라지면 인간의 마음은 자제력을 잃어버리고 제멋대로 떠돌아다니기 시작한다.[p431]

 

모든 것은 마음 속에 존재한다는 이론이 있다. 머릿속에 있는 것만이 현실이라는, 제법 설득력 있는 이론이다. 광학적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많은 작품들을 보았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보이는 듯 착각하게 하거나, 존재하는 것을 없는 듯 착각하게 한다.[p514]

 

오리건 해안에 돛단배 하나가 정박한 채 흔들리고 있다. 작지만 한 사람이 머물기에는 충분할 것 같은 배였다. 이름도 없고 별로 눈에 띄지도 않았다. 해안가의 만이나 작은 강줄기의 끝자락이나 섬, 해변 등 쉽게 옮겨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박해 있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은 배였다. 푹푹 찌는 여름날을 즐기는 또 한 사람의 보트 주인으로 보일 테니까.[p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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