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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박사/내가읽은책

일생일대의 거래

by 유일무이태인 2023.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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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의 일생일대의 거래는 출판사 다산책방에서 20191023일 출간했다. 가족의 방문 앞에서 10초쯤 망설여본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이라고 한다.

 

안녕. 아빠다. 조만간 일어나야겠구나. 헬싱보리는 지금 크리스마스이브 아침일 텐데. 나는 사람을 죽였다. 나도 안다, 동화는 대개 이런 식으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거. 하지만 내가 한 생명을 앗아갔다. 그게 누구인지 알면 얘기가 달라질까?

 

도입부에 사람을 죽였다고 하길래 스릴러인 줄 알고 읽어내려 갔지만 스릴러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동화였던 일생일대의 거래105쪽의 짧은 이야기로 부담없이 읽기에 적절했다. 이틀 만에 다 읽을 수 있었으며, 한 번 더 음미하며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중간 중간에 삽화도 많고, 그림도 많아 그림책 같은 느낌도 받았다.

 

암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병명이 밝혀지면 뉴스거리가 될 만한 인물의 아버지, 빨간색이 되고 싶어하는 의자를 빨갛게 색칠하는 5살짜리 암에 걸린 어린 소녀, 아버지의 주변을 항시 얼씬거리는 듯한 회색 스웨터를 입은 여자 사신, 바텐더로 사는 게 충분히 행복하다는 아들 등 4명의 이야기를 잘 얼버무려 왠지 느낌 있는 동화, 짧지만 긴 울림을 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만들어냈다.

 

그런 식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니까. 나한테는 그럴 권한이 없어. 죽음을 죽음으로 맞바꾸는 건 못해 목숨을 목숨으로 맞바꾸는 거라면 모를까.”(p31)

 

네가 죽는 걸로는 부족해. 그 여자아이의 온 생애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공간을 만들려면 다른 생명이 존재를 멈추어야 하거든. 그 생명 안의 내용을 삭제해야 해. 그러니까 네가 네 목숨을 내주면 네 존재는 사라질 거야. 너는 죽는 게 아니라 애당초 존재한 적이 없는 사람이 되는 거지. 아무도 너를 기억하지 않아. 너는 여기 없었던 사람이니까.” (p85)

 

목숨을 목숨으로 맞바꾼다는 것은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며,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이란다. 소설이니까, 동화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에서 과연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목숨을 목숨으로 맞바꾸려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보았다. 나라면 그리하지 못할 것 같기에 남들도 그리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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