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의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는 출판사 비체에서 2022년 9월 5일 출판한 장편소설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는 2000년대 초반 <밀약>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후 절판되었다가 많은 복간 요청에 제목까지 달리해서 리커버북으로 출간된 소설이다.
이 독서를 끝내고 싶지 않았다.
사건의 단서 하나하나, 소설의 모든 디테일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천천히 읽었다.
-USA투데이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최초의 작가
전세계 7500만 독자를 매료시킨 할런 코벤의 대표작!
아내가 살해당한 사르메인 호수
그곳에서 정체불명의 시체 두 구가 발견되었다.
현장에서 수거된 둔기에는 나의 피가 묻어 있었고
FBI는 사건의 용의자로 나를 지목했다.
그리고, 죽은 아내가 내게 이메일을 보내왔다.
8년 전 사건의 비밀, 깊숙이 잠겨있던 진실이 마침내 떠오른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그들이 지켜보고 있어.”
빅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주춤 물러났다. 40대로 보이는 크고 육중한 체구의 남자가 빅의 앞에 앉아 있었다. 그의 불룩한 배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는지 와이셔츠 단추 하나가 뜯겨나가 있었고 넥타이는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벗어진 정수리에 겨우 얹어진 여덟 가닥의 땋은 머리에서는 기름이 좔좔 흐르고 있었다. 목 밑살이 축 늘어져 접힌 남자의 표정은 의외로 온화했다. 그의 두 발은 빅이 탁자 대용으로 써온 트렁크에 얹어져 있었다. 손에 총 대신 리모컨을 쥐고 있었다면 녹초가 돼서 귀가한 여느 아버지의 모습이라 해도 믿었을 것이다.(p63)
어느새 문간을 막아선 또 다른 남자는 거구의 파트너와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20대로 보이는 아시아인. 정육면체 같은 땅딸막한 체구에 화강암을 깎아놓은 듯한 근육이 붙어 있고, 머리는 금발이었다. 코에는 코걸이가 한두 개 달려 있고, 노란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었다. 인상을 찌푸린 채 신문을 훑는 거구의 남자와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고개를 가볍게 까딱이는 아시아인 청년. 지하철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었다.(p64)
“닥터 벡?”길고 하얀 볼링핀이 말했다. 그는 흠잡을 데 없이 단장한 상태였다. 젤을 바른 머리와 잘 접어서 주머니에 꽂아둔 손수건, 불가사의할 정도로 정밀하게 매듭지어진 넥타이, 그리고 배우들이 영리하게 보이고 싶을 때 쓸 법한 유명 브랜드의 뿔테 안경.(p102)
타이리스 바튼이 나를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허리 밑으로 내려 입은 배기팬츠에 특대형 사이즈의 야구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상하의 모두 들어본 적 없는 디자이너의 작품이었다.(p124)
레베카가 바쁜 걸음으로 복도에서 나왔다. 검은 옷을 입은, 깡마르고 연필로 스케치한 듯 거무스름한 수염으로 뒤덮인 조수가 갈대 같은 팔뚝으로 알루미늄 여행 가방 두 개를 질질 끌며 그녀를 뒤따르고 있었다. 불타는 듯한 레베카의 곱슬머리가 자유롭게 찰랑거렸다. 이스라엘 출신답게 여전히 부스스한 머리, 미간이 넓어 서로 멀리 떨어진 초록색 눈동자. 지난 8년간 변한 데가 없었다.(p130)
잠시 후, 노란 카나리아 색 자동차가 나타나 ‘티모시 하퍼, 카운티 검시관’이라고 적힌 주차공간에 멈춰 섰다. 한 남자가 담배를 비벼 끄고 차에서 내렸다. 검시관이라는 직업과 담배는 끊을 수 없는 관계인 모양이었다. 하퍼는 183센티미터가 살짝 한 되는 내 키와 비슷했다. 피부는 올리브색을 띠고 있었고, 회색 머리는 심하게 성긴 상태였다. 문 옆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한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아침 일찍 검시소를 찾은 사람이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려고 왔을 리 만무했으니.(p188)
나는 트럭 타이어도 들어갈 만큼 허리가 큰 검은 청바지를 걸쳤다. 바짓단을 접오 올리고 벨트를 꽉 조여 맸다. 화이트 삭스 유니폼 셔츠도 바지 못지 않게 헐렁했다. 검은색 야구모자에는 처음 보는 로고가 붙어 있었다. 타이리스는 부루투스의 것과 같은 스타일의 선글라스를 내주었다.(p252)
피터 플래너리는 한물간 운동선수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한때 황금빛으로 풍성했을 머리가 많이 벗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그는 보기 드문 브랜드의 정장 차림이었다. 조끼에는 모조 금줄에 달린 회중시계가 붙어 있었다.(p287)
헬리오는 무장 강도죄로 유죄를 선고받고 뉴욕 주 북부 교도소에서 4년을 살다 나왔다. 그는 척 봐도 전과자처럼 보였다. 선글라스, 두건, 하얀 티셔츠, 그리고 맨 위 단추만 채워 망토나 박쥐 날개처럼 보이는 플란넬 셔츠. 말려 올라간 소매 아래로 단단한 팔뚝에 새겨진 교도소 문신이 드러났다. 교도소에서 단련했을 근육은 헬스클럽에서 키운 근육과 달리 대리석처럼 매끄러웠다.(p300)
두 남자 모두 카키색 바지 차림이었다. 갠들은 파란색 폴로 셔츠를, 그리핀은 홍콩에서 맞춘 버튼다운식 실크 셔츠를 입고 있었다. 차가운 맥주기 갠들의 손을 식혀주었다. 그의 시선은 드넓은 뒤뜰을 향해 돌아앉은 노인의 완벽한 구리빛 윤곽에 고정된 상태였다.다리를 꼰 채 앉은 그리핀의 고개는 살짝 젖혀져 있었다. 그의 오른손은 의자 팔걸이에 걸쳐져 있었고, 그가 쥔 작은 술잔 안에서는 황색 술이 찰랑대고 있었다.(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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