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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일상/추억만들기

실패로 끝난 2023년 첫 번째 추억만들기

by 유일무이태인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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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계묘년 첫 번째 추억만들기는 실패로 끝났다. 전여사가 설날 연휴 첫날인 토요일 대전에 소재한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가자고 제안했었다. 유트브 매니아인 전여사가 우연히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고 마음이 당긴 것이다. 다른 특별한 일정이 없었던 나는 흔쾌히 동의했다.

 

고속도로가 막힐 수 있으니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출발하자고 제안했다. 보통 다른 날은 집에서 오전 9시 정도에 나왔는데 6시에 일어나 준비되는 대로 바로 출발하자고 했다. 6시 알람을 맞추어 놓았지만 새벽 530분에 눈이 떠졌다. 세면을 하고 양치를 하고 바로 떠날 준비를 마치고 전여사를 깨우려 했는데 너무 곤히 자고 있어 30분 늦게 깨웠다. 이것 저것 준비하고 집을 떠난 시간이 오전 715분이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목적지로 하였으나 대전역에 위치한 성심당을 거쳤다 가기로 했다. 빵을 밥보다 좋아하는 전여사는 남들은 빵 순례도 하는데 이번 기회 아니면 언제 성심당 빵을 먹어보냐며 꼭 둘러보고 가잔다. 시간상 여유가 많다고 생각했기에 흔쾌히 동의했다. 대전역 성심당의 도착 예정시간은 네비게이션 상으로 105분이었다. 성심당을 거쳤다 가더라도 11시 정도면 장태산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2시간 정도 둘러보고, 인근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귀가하는 시간은 오후 4시나 5시 정도로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적인 여유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일반적인 토요일이 아닌 설날 연휴의 토요일 날 고속도로를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고속도로 정체를 예상 못한 것이다. 고향이 인천인 우리는 설날과 추석 명절에 고속도로가 정체된다는 것을 뉴스로만 접했지 직접적으로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예전에 이천호국원을 방문했을 때의 정체는 어느덧 잊고 있었다.

 

아무튼 생각이 너무 짧았다. 좀 더 숙고했어야 했는데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인천에서 오산까지 가는 고속도로는 특별히 막히는 곳 없이 뚫려있었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도로는 거의 주차장 수준이었다. 오산에서 안성, 안성에서 천안, 천안에서 옥산까지 계속 엑셀보다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옥산 분기점에 도착하니 1030분이 넘어서고 있었고, 성심당의 도착 예정시간은 11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다른 때보다 일찍 일어나 운전하면서 하품을 계속 하는 나를 보고 전여사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다음에 가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냥 목적지까지 가는 것보다 되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했다. 옥산 분기점에서 과감히 빠져나왔고 집으로 복귀한 시간은 오후 120분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안성휴게소에서 대전까지 71Km가 정체였다고 한다.

 

2023년 계묘년 첫 번째 추억만들기가 실패로 끝났지만 완벽한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지 않았던가. 우린 다음에 적당한 날을 만들어 다시 도전하기로 했으며, 고속도로에서 보낸 6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간 집에서 특별히 대화의 시간을 갖지 못해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6시간 동안 차 안에서 마음껏 나누었으니 이 또한 즐거운 시간이 아니던가.

 

처음엔 추억만들기가 실패했기에 기억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보니 실패한 추억만들기도 나중에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연중에 사라지는 빛바랜 추억으로 만들지 말고 먼 훗날 웃으면서 되돌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추억을 만들어 놓을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인생 나이이기에 하루하루가 소중하지 아니한가. 어떤 시간도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자아자 모든 시간이여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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