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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만만세/직장인이 버려야 할 잘못된 습관

발등의 불

by 유일무이태인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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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다급하게 빨리 신속히 끈지 않는다면 발등이 데인다. 이럴 경우 누구나 최대한 민첩하게 불을 끄려 할 것이다. 그의 신소함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도록 만들어 놓은 그 상황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의도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도록 자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개 부주의와 게으름으로 인해 발생한다. 그 부주의와 게으름의 본질은 타인에게 있기보다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다.

 

발등의 불은 눈앞에 닥친 다급한 일을 말한다. 직장인들 중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부산을 떠는 이들이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까지 덩달아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평상시 조금만 준비를 해두었다면 발생하지 않을 부산스러움이다. 물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경우로서 신의 뜻이라 생각하고 빨리 앙금을 털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후천적인 게으름으로 발생하는 발등의 불에 대해 좀더 접근해 보자. 상사에게 업무가 주어졌다. 기한이 정해진 업무는 아니었으며, 딱히 어려운 업무도 아니었다. 12시간씩 3일만 투자하면 해결되는 업무였다. 기존의 업무를 추진하면서 틈틈이 짬을 낼 수 있었으나 게으름으로 방치했다. 다른 업무 관계로 자신이 내렸던 지시를 챙기지 못하던 상사가 열흘이 지난 후 업무 추진 결과를 확인했다. 그때까지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기에 얼굴 붉히며 몸 둘 바를 몰라 할 뿐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면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야 할 것이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가는 직장인으로 남고 싶다면 후천적인 게으름을 털어내야 한다. 3일이면 해결될 업무를 열흘까지 방치한다는 것은 자신을 무능력자라고 광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무능력자로 낙인찍힌다면 그것을 원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곱절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힘들이지 않고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원활하게 풀어갈 일을 얼굴 붉히고 싫은 소리까지 들은 후에 처리한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직장인들이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이유는 부주의와 게으름 이외에 무계획도 단단히 한 몫을 한다. 사전에 당일 처리해야 할 업무, 주간에 처리해야 할 업무, 월간에 처리해야 할 업무 등을 기록하고 시행여부를 체크하였다면 업무를 방치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무능력자로 몰리지도 않을 것이다. 계획을 세우고 시행여부를 체크하며 사는 인생과 계획 없이 사는 인생의 차이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발등에 불이 자꾸 떨어진다면 냉정하게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서두에서 말한 바 있지만 발등의 불은 타인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열이면 열 모두가 직접적으로 자신과 연계되어 있다.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려 들지 마라. 일단 그 사실을 긍정하고 나서 해결책을 찾는다면 답이 나올 것이다.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발등의 불은 사전에 약간의 준비만 해놓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오정은 석기산업에서 근무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경우를 만들어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업무에 대한 자신감과 원만한 대인관계로 상사나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있었으며, 후배들이 따르는 유형이었다. 그러한 그에게 난데없는 퇴출은 감내하기 힘든 발등의 불이었으며 고통이었다. 처음엔 부주의하지도, 게으름을 피우지도, 무계획적이지도 않은 자신을 내친 석기산업을 한없이 원망했다. 발등의 불은 생각보다 쉽게 꺼지지 않았다. 한동안 본인 탓보다는 석기산업 탓에 몰두 했다.

 

그는 냉정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석기산업의 비합리적인 행태는 일단 접어두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되새겨보았다.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했던 석기산업에서의 생활에 일부 틈이 있었고, 부주의와 게으름과 무계획적이었던 부분이 발견됐다. 현실에 안주하여 안일한 하루하루를 보낸 나약한 모습이 거울 속에 비추어져 있었다. 반성 또 반성을 했다. 향후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비무한은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뜻을 내포하는 사자성어다. 발등의 불을 예방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기도 하다. 앞서가는 직장인이 되고자 한다면 미리 예측하고 미리 대처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 뒷북이나 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마라. 뜨거운 한여름에 땀을 흘리며 겨울을 준비한 개미는 따스한 겨울을 보내지만 놀기에 마음을 빼앗겼던 베짱이는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는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준비하며 사는 직장인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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