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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 년 전에 내가 한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한 달 전에 내가 한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일주일 전에 내가 한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내가 한 일들 이외에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읽었는지,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 무엇을 말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어디에 메모를 해두었다면 나중에 그 메모를 보고 그 때 이러한 일들이 있었구나 하고 기억하는 정도이다.
내가 무엇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지는 말기 바란다. 딱히 살아가면서 기억들을 재생하는 것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삶이었기에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일기를 열심히 썼더라면 내가 한 일들이나, 먹었던 것, 가보았던 곳, 읽었던 것, 보고 들었던 것, 말했던 것들을 기억할 수 있었겠으나 초딩 때 잠시 과제 때문에 일기를 쓴 기억이 있을 뿐 그 이후로 일기장을 접한 사실이 없어 남아있는 추억이 그리 많지 않다. 솔직히 살아오면서 신나고, 즐겁고, 재미있고, 보람찬 일들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추억의 앨범을 만드는 것에 그리 열성적이지 않았다.
내가 지금 티스토리 블로그를 열심히 포스팅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먼 훗날 나의 기억을 재생하는데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도 조금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딘가에 기록을 해놓으면 삭제하지 않는 한 그 이야기는 영원히 남아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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