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억한다. 지난 1월 21일 KBS 7에서 방송된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을 시청하면서 스무 살 시절의 향수를 그리워하던 나의 모습을 기억한다. 이 콘서트는 1월 23일 재방송도 보았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날 내 친구들도 모두 이 방송을 보았단다. 5천명이 사전예약으로 무료 관람을 하였다고 하는데 그리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찬란했던 시절이 인생 나이 2학년 때였는데 그 당시에는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주어진 시간들을 설렁설렁 허비하였던 것 같다. 지금 나는 스무 살 시절의 나에 대해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내가 스무 살 시절의 소중한 시간들을 잘 활용하였다면 지금의 내 모습보다 더 멋있는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배철수 형님과 구창모 형님은 70세 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정정함을 보여줬다. 노래는 스무 살 시절에 보았던 송골매의 화려함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오히려 중후함이 돋보였다. 그만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두 분은 나보다 더 건강해보였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래도 무지무지 부러웠다.
솔직히 스무 살 시절의 기억 속에 배철수 형님은 장발에 콧수염 그리고 너덜너덜한 청바지와 삐적 마른 몸매에 키만 컸던 마치 양아치를 연상시키는 그리 잘나 보이지 않는 분이었다. 그런 분이 지금은 완전히 노신사로 역변했다. 얼굴은 부드러워 졌으며, 목소리는 그때와 변함없음에도 왠지 친근감이 넘쳐흘렀다. 외도 한번 없이 음악이라는 한우물만 40년을 넘게 파온 꾸준함이 지금의 모습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 나이 6학년이 되도록 한 우물을 파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린 삶을 살아온 나에게 인생 나이 7학년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배철수 형님과 같은 중후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꾀죄죄한 모습으로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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