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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일상/희노애락

겨울 내복이여 잠시 안녕!

by 유일무이태인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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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다.

동장군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서편 하늘 너머로 꼭꼭 숨어버렸다.

계절의 흐름에 맞추어 오랫동안 정들었던

겨울 내복과도 안녕을 고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시원섭섭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출근길에 내복을 입고 나섰다.

밖은 따스했지만

사무실 안은 여전히 쌀쌀했기에

내복을 과감히 벗지 못했던 것이다.

작년 12월부터였으니

장장 4개월을 입고 있던 내복이었다.

스무 살 시절엔 감히 상상도 못했던 일이지만

인생나이 6학년이 되고 나니 내복을 쉽게 벗질 못했다.

 

계절만 바뀌면

감기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친구를 하는 체질이기에

굳세게 내복을 고집했던 것 같다.

아침 출근을 준비하고 있는데

전 여사가 이제는 내복을 벗어도 되지 않을까

조언을 해주었다.

내가 봐도 너무 했다 싶었다.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겨울 내복이여

앞으로 한동안은 너를 볼 수 없겠구나.

그렇다고 너무 섭섭해 하지는 말기 바란다.

아마 8개월 뒤면 네가 싫다고 해도

내가 또 너를 찾을 것 같구나.

다시 만날 그날을 서로 기다리며

아쉬운 이별을 고하자. 잠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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