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원짜리 캬라멜을 먹어본 사람이 있는지요? 저는 최근에 30만 원짜리 캬라멜을 먹어보았습니다. 그 맛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맛있었습니다.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그 맛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난 2월 24일 금요일이었습니다. 퇴근 1시간 전에 사십 육 년 지기의 톡이 왔습니다. 일이 있어 신포동을 나왔는데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얼굴 한번 보자고 합니다. 특별한 약속이 있더라도 없다고 해야 할 친구이기에 무조건 약속 시간을 잡았습니다.
술보다는 간단한 저녁 식사와 당구 한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친구가 신포동에 나오면 가는 중국집이 있다고 하여 그 맛집으로 가서 간만에 간짜장을 먹었습니다. 그 친구는 보통으로, 나는 곱빼기로 주문하였습니다. 곱빼기 주문에 조금 놀라는 눈치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간짜장은 곱빼기가 기본이라는 개똥철학을 내세워 보았습니다.
간짜장을 맛있게 먹은 후 주변 당구장을 찾아보았으나 없었기에 동인천역 앞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일전에 인하 참치의 집에서 소주 한잔하고 들렀던 당구장을 일부러 찾아갔습니다. 기본 당구비용이 30분에 4,000원으로 매우 저렴하였기에 머릿속에 새겨둔 당구장이었습니다.
참고적으로 나는 당구 120이고, 그 친구는 당구 200입니다. 나에게 당구를 처음 가르쳐 주었던 친구입니다. 그리고 담배도 가르쳐 주었던 친구이기도 합니다. 나는 당구를 잘 치지는 못 하지만 친구들과 치는 당구는 그저 즐겁기만 해 빼지 않고 열심히 치는 스타일입니다.
그날 들른 당구장이 30만 원짜리 캬라멜을 맛보게 해준 곳입니다. 보통 당구장은 음료 서비스만 제공하는 데 이 당구장은 사탕과 캬라멜을 덤으로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캬라멜은 빨아서 먹기보다는 이빨로 꾹꾹 눌러서 먹을 때 달달한 맛과 고소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날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캬라멜을 꾹꾹 눌러서 먹었는데 한순간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금이빨이 캬라멜에 함몰되어 쓱 빠져버린 것입니다. 그때의 당혹감이 아직도 여운처럼 남아있습니다.
다음날 빠진 금이빨을 소중히 보관하여 치과를 찾아갔습니다. 빠진 금이빨을 재활용하고 싶었으나 그러할 수 없다는 의사 선생님의 진단이었습니다. 새로운 금이빨로 교체하는 비용이 30만 원이었습니다. 전 여사가 30만 원짜리 캬라멜을 먹었다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불편한 이빨로 식사를 하고, 오늘 치과에 가서 금이빨을 새롭게 끼워 넣었습니다. 엿 성질이 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각별히 조심하라는 조언을 5년 전에도 들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 속에서 지워버린 벌을 받았습니다. 오늘 30만 원짜리 캬라멜을 포스팅하는 이유는 앞으로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의지의 발현입니다. 기록을 해 놓으면 시간이 지난 후에도 들여다볼 수 있기에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 다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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