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물박사/내가읽은책

검은 수련

by 유일무이태인 2023. 5. 27.
728x90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의 검은 수련은 출판사 달콤한 책에서 2015217일 초판 인쇄한 장편소설이다.

 

검은 수련은 시간의 굴레에 갇힌 상처 받은 세 여인의 탈주극을 그림 1(인상)과 그림 2(전시)로 써내려간 미스터리 이야기이다.

 

그림 1 인상

 

1

2010513일 지베르니-소란/18

2

2010514일 셴비에르 방앗간 격식/33

3

2010515일 베르농 병원-추론/70

5

2010517일 지베르니 공원묘지-장례식/96

6

2010518일 셴비에르 방앗간-동요/123

8

2010520일 베르농 경찰서-직면/172

9

2010521일 루아 길-감정/199

10

2010522일 셴비에르 방앗간-유실물/262

11

2010523일 셴비에르 방앗간-증오/282

12

2010524일 베르농 미술관-방황/332

13

2010525일 오르티 섬-대단원/360

 

그림 2 전시

 

13

2010525일 지베르니 초원-체념/402

1

2010513일 셴비에르 방앗간-유언/412

13

2010525일 루아 길-여정/431

14

2010526일 셴비에르 방앗간-은빛리본/445

 

 

꿈인가, 환상인가?

시간의 굴레에 갇힌 상처 받은 세 여인의 탈주극!

 

한 마을에 세 명의 여자가 살고 있다.

첫 번째 심술쟁이, 두 번째 거짓말쟁이, 세 번째는 이기주의자.

이들은 모두 도망가길 꿈꾸었다.

 

수많은 문학상을 탄 독보적인 소설. 모네의 그림 중 사라진 작품이 있다! 이런 소문과 함께 모네의 정원으로 유명한 지베르니에 의문의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그 중심에 세 여인이 있다.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소녀,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교사, 지베르니가 관광마을로 전락해 못마땅한 노파, 어느 날 아침, 젊은 경찰서장이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조용한 마을은 짙은 암운에 휩싸이는데…….

 

모네의 <수련>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순간의 빛으로 시간을 직조한 대가의 솜씨! 사방이 온통 예술로 뒤덮여 있고 음모와 사건은 마음을 조이며 시시각각 다가온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깜짝 놀랄 만한 결말은 저자의 천재성을 온전히 드러낸다.

 

 

실비오의 말이 맞았다. 71번지에 위치한 주택은 클로드 모네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웠다. 노란색 덧문, 초록 넝쿨로 뒤덮인 외관, 고른 크기의 돌로 쌓은 벽과 그 위를 장식한 목재 골조, 커다란 화분에 넘치도록 피어나 창문을 두드리는 붉은색 제라늄, 인상파 마을에 잘 어울리는 집이었다. 파트리샤 모르발은 정원 가꾸기에 재능을 지니고 있거나 솜씨 좋은 정원사를 잘 부리는 사람이 틀림없었다. 지베르니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덕목이기도 했다.(p43)

 

아름다웠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은은한 수련 같은 눈동자가 햇빛에 따라 푸른색과 보라색으로 미묘하게 바뀌었다. 연한 분홍빛 입술은 크레파스로 그린 것 같았고 하늘거리는 원피스 위로 매끈하고 하얀 어깨가 드러났다. 틀어 올린 머리는 밝은 갈색의 긴 머리카락을 감추고 있었다.(p54)

 

베아트리스가 사뿐한 걸음으로 베란다를 지나 가까이 다가왔다. 적절한 언어 선택인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로랑스는 그녀가 매혹적이라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깜짝 놀랄 만한 미인이었다. 큰 키에 매끈한 다갈색 피부, 길게 늘어뜨린 검은 머리카락과 두 눈썹이 잠에 취해 몽롱한 눈앞을 떠다녔다. 베아트리스는 커다란 상앗빛 숄을 휘감고 있었는데 그 안에 드러난 둥근 배는 고대 그리스 석상이 자아내는 곡선을 떠올렸다. 그녀의 살결은 몸에 두른 숄처럼 부드러운 천으로 지은 것 같았고 장난기 가득한 두 눈은 별처럼 반짝거렸다.(p109)

 

태양은 언덕 너머로 곧 사라질 것이다. 파네트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서둘렀다. 붓은 쉴새없이 움직이며 흰색과 황토색 점을 찍어 방앗간과 볼품없는 망루, 마당에서 은빛으로 반짝이는 커다란 붓은 벚나무를 그려냈다. 오늘, 그녀는 집중해서 그림을 그렸지만 제임스는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p158)

 

스테파니는 아름답고 긴 실크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파란색과 붉은색이 섞인 원피스는 넓은 벨트로 허리를 강조했고 가슴 부근에 꽃무늬 단추가 두 개 채워져 있었다. 스테파니는 흡사 판하에서 튀어마놈 게이샤 같았다. 하나로 묶은 머리카락, 파스텔 색조 벽면에 녹아드는 연보랏빛 눈동자, 세레낙은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몰랐다. 이런 옷차림의 스테파니를 보고 있자니 몇 년 전에 봤던 클로드 모네의 그림이 떠올랐다. 게이샤로 분장한 모네의 첫 번째 부인, 카미유 동시외의 초상화였다. 그런데 자신은 고작 청바지에 남방, 가죽점퍼 차림이라니……. 로랑스는 자신이 침입자라도 된 듯 했다.(p204)

 

예전에 방앗간과 그 가운데 망루를 세운 사람은 은밀한 속셈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 5층 창에서 마을 전체가 이토록 훤히 보일 리 없다. 가장 높이 자란 나무 위로 솟은 이 탑은 어떻게 불러도 무방하다. 망대든 감시탑이든, 분명한 건 이곳이 교회 첨탑과 더불어 지베르니에서 관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는 사실이다.(p262)

 

빽빽하게 늘어선 포플러 장막 뒤로 태양이 모습을 감췄다. 어떤 화가에게든 컴컴해진 하늘은 이젤을 접고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을 의미했다. 폴은 정신없이 붓을 휘두르는 파네트를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인생이 얼마 안 남은 태양의 마지막 광선에 달린 듯 했다.(p316)

 

교교한 달빛에 잠긴 지베르니의 지붕들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의욕적인 예술가라면 이젤을 꺼내들고 밤새 그릴 수도 있는 풍경이었다. 둥실 뜬 이 달을 바라보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절대 놓칠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진다고 방송에서 온종일 보도했으니 분명 수천, 아니 수십만의 사람들이 보고 있을 게다.(p353)

 

드디어 오르티 섬에 도착했다. 두 강 사이에 처박힌 이곳은 내게 늘 세상의 끝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섬이라기보다 한 면이 육지와 이어진 반도 같았다. 포플러 이파리를 흔드는 바람은 드넓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듯 했다. 세차게 부는 바람 탓에 기껏해야 폭이 2미터도 되지 않는 엡트 강이 대서양보다 더 건너기 어려운 강처럼 보였다. 이 평범한 쐐기풀 들판이 세상 가장자리에 펼쳐져 있음을 이해한 사람은 오직 모네뿐일 것이다.(p399)

 

 

 
반응형

'만물박사 > 내가읽은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이지 않는 수호자  (0) 2023.06.17
인투 더 워터  (1) 2023.06.10
그림자 소녀  (1) 2023.05.20
센트럴 파크  (1) 2023.05.13
천사의 부름  (1) 2023.05.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