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4월 8일 토요일
저녁 7시 50분 인천 자유공원
매달 한 번씩 만나는 사십 육 년 지기들과 자유공원을 찾아갔다. 어둠이 깔려 있었지만 벚꽃축제를 보러온 시민들로 복잡 복잡했다. 공연장에서는 초청 가수들이 때를 만난 듯 자신들의 히트곡을 목청껏 부르고 있었다. 모두가 신나 보였다. 나 또한 어깨가 저절로 움직여지는 것으로 보아 흥이 나 있었다.
낮에 보는 벚꽃과 밤에 보는 벚꽃은 그 화려함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아마 낮에 왔다면 화사한 색깔로 눈을 즐겁게 해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하지만 밤에 보는 벚꽃도 또 다른 낭만이 있었다. 특히 자유공원 벚꼿은 하얀색, 보라색, 파란색 등등 다양한 컬러로 비추어 주는 조명 덕분에 화사함이 남다르다. 일부러 밤에 찾아와 인생샷을 찍는 사람들이 많단다. 이날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 3월 26일 번개 모임에서 아라마루 전망대 배경의 프로필 사진을 얻은 후 너무 즐거웠던 하루였기에 다음에 번개 모임을 한 번 더 갖자고 약속했었다. 벚꽃 시즌이 다가온 만큼 벚꽃 구경이나 가자고 얘기하다가 자유공원 벚꽂을 보러 가자고 의기투합했었다.
3월 30일 출근길에 ‘2023 자유공원 벚꽃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을 보고 친구들에게 4월 8일 자유공원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는 톡을 보냈다. 한 친구가 4월 8일 꽃 구경을 하고 짜장면을 먹고 오자는 제안에 우리는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 원래는 4월 22일 토요일에 얼굴들을 보기로 했는데 정기모임을 4월 8일로 변경하기로 했다.
나는 짜장면 대신에 간짜장 곱빼기를 먹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탕수육도 하나 시킨다고 하여 곱빼기는 무리일 것 같아 보통으로 변경했다. 난 정말로 간짜장을 좋아한다. 한 달 내내 점심으로 간짜장을 먹으라고 하면 무조건 ‘네,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내가 짜장보다는 간짜장이 맛있다고 하니 다른 친구들도 간짜장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4월 8일 저녁 7시에 우리는 자유공원에 올라가기 전에 중구청 부근에 있는 도래순(都來順) 중화요리 집에서 만났다. 간짜장을 먹기 전에 탕수육에 반주로 소주와 맥주를 더해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왕이면 맛있게 먹자며 최고급(?)인 삼선 간짜장을 주문하여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날의 목적은 벚꽃축제 구경이었기에 식사가 끝난 후 곧바로 자유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십 육 년 지기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항상 즐겁다. 어린 시절부터의 내 모습을 보아왔던 그들이기에 내가 “아”하면 “어”하고 응대를 해준다. 인생 나이 6학년에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만나 마음껏 속내를 보여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친구들과의 유쾌한 시간이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그 날까지 변함없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살짝 그려본다. 친구들아! 옆에 있어 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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