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순이 되면 환갑잔치를 열어 장수했음을 축하해주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이순은 늙은 축에도 끼워주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과학과 의술의 발달은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주는 것은 물론이고 인생의 시간마저 바꾸어놓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100세 시대의 도래는 인류 발전의 위대한 결과물이요 축복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 축복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준비된 100세는 아름다우나 준비되지 않은 100세는 악몽이 될 수 있다. 아름다운 노후의 삶을 즐기기 위해서는 금전적 여유가 꼭 필요하다. 100세 시대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연금, 임대소득, 금융소득이 그것이다.
소시민의 아들로 태어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던 나는 미래에 대비해 개인연금을 들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나마 직장생활을 할 때 자동으로 이루어졌던 국민연금 납부도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게 되면서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아름다운 노후를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개인연금을 들어놔야 하지만, 이쁜공주의 대학 등록금을 생각하면 언감생심이 아닐 수 없다.
임대소득이 나오는 부동산을 갖는 것은 소시민의 영원한 로망이다.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고 나서 제일 부러웠던 이가 건물주다. 3층 건물을 갖고 있는 그는 지하층 1개, 1층 2개, 2층 1개, 3층 1개 등 총 5개 점포를 임대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 수입은 일반적인 회사의 임원급 급여보다 훨씬 많다. 은행 대출도 없는 그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동안 적어도 돈에 구애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우리 건물주와 같은 부동산 임대소득자가 될 수 있는 길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밖에 없다. 로또대박은 내 버킷리스트에도 들어 있는 항목이다. 과연 살아생전에 그 꿈을 이루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금융소득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이는 누구보다 행복한 이가 아닐 수 없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으로 아름다운 노후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상상만 해도 황홀하기 그지없다. 현재 내가 종사하고 있는 자영업 정글에서 상위 1%에 포함되어 돈을 갈고리로 긁어모으듯이 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겠지만, 이건 요원한 꿈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이 5학년 중늙은이는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무엇 하나 제대로 준비한 것이 없다. 누군가에겐 축복인 100세 시대가 내겐 악몽이 될 수 있음을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 슬프다. 지금 내가 노후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은퇴를 최대한 뒤로 늦추는 것이다. 다행히 지금 나는 언제 퇴출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직장생활자가 아니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하지만 음식점 자영업 정글에서 버텨내려면 무엇보다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므로 은퇴를 무한정 늦추기도 어렵다.
6학년이 되어도 현역에서 열심히 뛰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7학년, 8학년이 되어서도 현역으로 남고 싶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을 되새김질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100세 시대의 악몽을 피할 수 있는 길인지 진중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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