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머리를 깎고 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이발관은 평일보다는 토요일 많이 이용하게 된다. 다른 이들은 1달 내지 2달에 한번 이발관을 찾는다고 하는데 나는 3달 내지 4달에 한 번 정도 머리를 깎는 것 같다. 아마 남들보다 넓은 앞이마 때문에 자주 머리를 안 깎아도 그리 티가 나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이 많으면 이발관은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다.
5년 전부터 내가 찾아가는 이발관은 한결같이 똑같다. 집에서 좀 먼 거리이다. 승용차를 가지고 가면 40분 거리이고, 전철을 이용하면 1시간 20분 거리이다. 어제는 일부러 전철을 타고 갔다 왔다. 왜 굳이 먼 곳을 찾아가는 지 궁금해 할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그 이발관은 나의 사십 육 년 지기 중의 한 명이 운영하는 이발관이기 때문이다. 인생 나이 6학년 때 도전해 볼 만한 직업으로 『이발사』를 과감히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친구는 대학 졸업 후 특허법률사무소에서 30여 년을 근무했다. 한 우물만 열심히 팠으나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고 밀려나야만 했다. 별도의 준비를 하지 못했던 친구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특허업무를 내려놓지 못하고 독립이라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그 사업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아 2년 만에 부득이 접어야 했다.
새로운 사업을 찾던 친구는 지인이 일 년 전에 이발관을 개업하여 나름대로 선방하는 것에 이끌리어 이용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 지인의 이발관에서 6개월간 수습으로 일하며 경험을 쌓은 후 이발관을 개업했다. 처음엔 다소 어색함을 보였으나 지금은 완전히 베테랑이 되어 손님들과 농담을 해가며 이발을 하는 여유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는 백세시대를 살고 있다. 금수저가 아닌 흙수저로 태어났다면 백세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짧게는 70세 길게는 80세까지 일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 일자리가 많지 않은 시대이긴 하나 찾아보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 적이 있다. 『이발사』도 그중에 하나가 될 수 있기에 과감히 소개하는 것이다. 나무위키의 자료에 따르면 신원이발관의 이발사는 만 90세의 나이에 은퇴했다고 하니 백세시대에 가장 적합한 직업이 아닐 수 없다.
이발사에 대한 로망이 들었다면 빨리 준비하기 바란다. 인생 나이 6학년 때보다는 인생 나이 5학년 때 준비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내 친구는 특허법률사무소를 떠났을 때 독립의 길 보다는 이발사에 눈을 뜨고 미리 발을 들여놓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년을 허송세월한 기분이란다. 아무튼 이발사의 문은 원하는 이에게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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