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구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의 『새카만 머리의 금발소년』은 출판사 북로드에서 2015년 11월 5일 출판한 장편소설이다. 안드레아스 그루버는 1996년 <스페이스 뷰>라는 잡지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 집필을 시작했다. 시간제로 제약회사에 근무하며 글을 쓰다가 작품활동에 전념하려고 2014년 회사를 그만두었다. 제약회사 사장이 저자의 열렬한 팬이자 작품을 미리 읽고 평가해주는 테스트였다. 『새카만 머리의 금발소년』은 “정신병자가 피해자의 손가락을 잘라서 숨기로, 다른 사람한테 그걸 찾아내라고 하는 얘기를 한번 써보는 건 어때요?”라는 사장의 말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다고 한다. 『새카만 머리의 금발소년』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 10
1부 22
2부 162
3부 252
에필로그 445
“내가 왜 그녀를 납치했을까?”
48시간 안에 문제를 풀지 못하면 그녀는 살해당하고
답을 맞치면 다음 희생자는 바로 당신이다!
말 안 듣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공포심을 유발하는 장면이 묘사된
독일의 유명 동화책 <더벅머리 페터>. 어느 날 동화 속에 묘사된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살해당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고, 또 다른 실종 여성의 지인에게 48시간 안에 자신이 던지는 질문의
답을 내놓으라는 연쇄살인범의 전화와 함께 잘린 손가락이 배달된다.
연쇄살인범에게 어머니를 희생당한 초보 여형사 자비네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인을
잡으러 나선다.
그러나 이내 벽에 가로막혀 좌절한 그녀 앞에 7개밖에 없는 손가락으로 마리화나를 달고 사는
괴팍한 천재 프로파일러 마르틴 슈나이더 박사가 나타난다.
동화와 범죄의 유사성을 발견한 두 사람은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그곳에서 뜻밖의 끔직하고 가슴 아픈 진실과 맞닥뜨리는데……
독일 아마존 43주 연속 종합베스트, 독자 서평 만점 452개
독자들이 먼저 극찬한 최고의 미스터리 스릴러!
아버지가 질문을 받는 동안 자비네는 사무실로 가서 상사를 찾았다. 40대 후반의 콜로노비츠는 어깨가 딱 벌어진 거구에 머리는 겨자색이고 구레나룻을 기르고 있었다. 주름과 눈밑 다크서클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저 들어 보였다.[p41]
희끗희끗한 프랑크의 관자놀이가 햇빛에 반짝였다. 그에게서 애프터셰이브 향이 났다. 윌킨슨의 ‘오션’향이었다. 프랑크의 얼굴에 이제 서서히 나이가 드러났다. 하지만 쉰 살인데도 그는 여전히 잘 생기고 매력적이었다. 오늘 프랑크는 리넨 바지에 폴로셔츠를 입고 콤비 재킷을 걸쳤다. 이탈리아 디자니어 브랜드 구두를 신고, 미러 렌즈 선글라스는 셔츠 주머니에 꽂았다. 손목이 움직일 때마다 최신 오메가 시계가 보였다. 프랑크의 생일 파티는 사흘 뒤에 열릴 예정인데, 주말에 헬렌은 남편의 선물을 미리 주었다.[p65]
그를 보는 순간 로제는 오싹한 추위를 느꼈다. 이런 날씨에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남자는 청바지에 셔츠와 재킷 차림이었던 것이다. 남자의 옷과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는 자동차 문을 잠그지도 않고 주위를 휙 둘러보더니 병원 현관으로 걸어왔다. 로제가 아는 한, 이 남자는 코카인 소지, 스토킹, 여성 폭력으로 고소를 당한 그 사람이었다.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그에게 맞은 여자들 모두 입원했다. [p77]
슈나이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른 몸매에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키는 180센티미터 정도에 팔이 유난히 길었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얼굴에 구레나룻은 짧게 면도했다. 머리가 없어 반들거리는 이마와 창백한 얼굴빛은 수년간 햇빛을 한 번도 쬐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 하얀 얼굴에 검은 수염이 더욱 대조를 이루었다.[p96]
“무슨 일이세요? 도와드릴까요?” 면도도 하지 않은 뚱뚱한 남자가 수위실에 앉아 있었다. 진청색 셔츠에 페이즐리 무늬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넥타이에 초콜릿이 묻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남자 옆에 먹다 남은 초콜릿이 보였다.[p110]
이번에는 셔츠와 콤비 재킷을 입지 않고, 물 빠진 청바지에 회색 후드 재킷 차림이었다. 그에게서 기름 냄새가 났고 손가락 끝이 지저분했다. 카를은 시간 외 근무를 하고 정비소에서 곧바로 오는 길이라고 했다. 급하게 람보르기니를 수리해야 했다면서.[p146]
그녀는 3년 동안 그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도 단 두 마디에 그의 모습이 눈앞에 또렷이 떠올랐다. 커다란 키에 딱 벌어진 어깨, 짧은 금발, 청록색 눈동자, 위팔에 있는 문신까지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p170]
서랍을 부순 후 헬렌은 블라우스와 블레이저, 전청색 스커트로 갈아입었다. 그리스키르헨에서 빈 남쪽 외곽까지는 자동차로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정오가 되기 직전이어서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았다. 헬렌은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바흐 가를 향해 차를 몰았다.[p204]
몸집이 큰 라호프스키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구레나룻과 콧수염 없이 하얗고 긴 턱수염만 있는 것이 아미시 공동체 사람 같았다. 수염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몇 살은 더 늙어 보였다. 헬렌이 보기에는 쉰 살쯤 된 것 같았다. 그는 기다란 돋보기를 코끝에 걸치고 있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지, 책상 위에 요트를 조종하는 사진, 말 타는 사진과 자전거 타는 사진이 있었다. 접시 위에 당근과 사과 콜라비가 있는 것을 보고 채식주의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헬렌이 다니는 산부인과 의사처럼 라호프스키도 손이 크고 손가락이 굵었다.[p236]
모든 것이 뒤집혔다. 안네 레네는 볼품없는 외모에, 눈에 띄지 않고 수줍음을 많이 타며, 성적으로 억압되어 있고, 암 투병으로 위축된 여자다. 두꺼운 뿔테 안경에 회색 가발은 나이 들고 약해 보였다.[p240]
2시간 뒤 자비네는 빈으로 가는 비행기 비즈니스석 마르틴 슈나이더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어제와 똑같이 슈나이더는 검은색 터틀넥에 짙은색 콤비 차림이었다. 머리카락이 없는 데다 옷차림까지 검은색이니 마치 죽음의 사신 같았다. 자비네는 진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회색 풀오버를 입었다. 짐칸에 여행 가방을 올려놓았다. 얼른 집에 가서 필요한 짐만 챙겨 왔다. 우편함에는 주립 범죄수사국에서 소환하는 속달 편지가 와 있었다.[p266]
현관 벽에는 로제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학회와 세미나에 참석한 스냅 사진이었다. 로제는 산부인과 의사 라호프스키 박사가 말한 그대로였다. 키가 크고, 운동으로 단련된 몸매, 섹시하고, 마흔 살쯤 돼 보이는 얼굴, 밤색의 짧은 머리, 세련된 헤어스타일, 짙은 초록색 눈동자. 로제는 자의식이 강해 보였고 사람들이 질투할 만한 분위기를 풍겼다. 프랑크가 이런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었다.[p275]
온도계가 21도를 가리켰다. 라디에이터에서 소리가 났다. 로제는 크림색 롱스커트에 블라우스를 입고 그 위에 니트 조끼를 걸쳤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녹음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p309]
카를은 기름때 묻은 청바지에 딱 붙는 티셔르를 입고 얇은 바람막이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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