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주가 쓴 『반전이 없다』는 출판사 연담에서 2019년 12월 26일 출판한 장편소설이다. 조영주는 만화가 딸내미, 글 쓰는 바리스타, 성공한 덕후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는 추리소설가다. <홈즈가 보낸 편지>로 제6회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우수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반전이 없다』는 CJ ENM과 카카오페이지가 주최하는 ‘제2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안면인식장애를 얻은 형사가 책에 깔려 압사하는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한다는 이야기로 카카오페이지 연재 당시 추리소설 마니아들로부터 평점 10점 만점에 10점이라는 보기 드문 극찬을 받았다. 총 8부로 구성되어 있다.
훈련 13
상처입은 부처 19
사나이의 로망 71
추리소설을 싫어하는 살인마 117
우비는 맥거핀 169
스무 번의 구타 221
고도를 기다리며 275
훈련 339
추리소설을 싫어하는 살인마와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는 형사의
숨막히는 심리 싸움
정년퇴직을 앞둔 형사 친전은 사람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로
휴가를 낸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는 난감한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동네 독거노인이 자신의 집에서 무너진 천장에 깔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난생처음 보는 기인한 광경. 책이 잔뜩 쌓인 집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피해자의 얼굴, 피가 묻어 있는 책뭉치와 찢겨 나간 추리소설의 반전
페이지들까지 친천은 노인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닌 살인임을 직감한다. 반전이
사라진 추리소설 속 단서를 쫓던 친전은 또 다른 살인 사건들과 맞닥뜨리고
마침내 20년 전의 추악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데….
175센티미터 정도의 신장에 평균 체격, 짧은 머리에 각이 진 얼굴, 눈이 작고 눈썹이 얼마 없다. 눈에 뜨이는 얼굴의 특징이라면 코 밑의 작은 점이 전부. 설명에 사용된 단어로 따지자면 눈앞에 선 남자와 손에 든 휴대전화 속 얼굴은 비슷하다 못해 같은 사람이 분명했다.[p13]
삼십대 여자가 고개를 돌려 친전을 알은 척을 했다. 친전은 교사의 얼굴을 기억 못했으나 그녀는 친전을 기억했다. 둥근 얼굴에 하나로 묶은 긴 머리, 꽃이 그려진 붉은색 앞치마를 걸친 여자는 친전을 보자마자 인사를 했다. 주변을 휘휘 둘러보더니 한쪽 구석에서 블록을 쌓던 아이들을 향해 소리쳤다.[p20]
담장 너머에서 얼굴 하나가 튀어나왔다. 천진과 비슷한 또래, 검은 머리에 히죽이죽 웃는 광대뼈, 형광색 조끼를 입은 낯선 남자가 친전에게 알은 척을 해왔다.[p30]
차가 집 앞에 멈추며 운전석과 조수석 문이 동시에 열렸다. 조수석엔 여자가, 운전석엔 점퍼에 면바지를 받쳐 입은 남자가 타고 있었다. 사십대로 보이는 남자는 키가 훤칠하고 눈매가 매서웠다.[p36]
지금 막 나타난 사람도 침례의 손님일 듯했다. 또 젊은 여자였다. 키가 꽤 큰 여자는 긴 머리를 하나로 묵었다. 게다가 세련된 트렌치 코트에 정장을 입었다. 그건 곧 ‘절대로 친전의 서재를 찾을 리 없는 인물’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여자는 목청을 높여 친전을 찾았다.[p45]
친전이 2층에 들어서자 바로 누군가 알은 척을 했다. 낯선 중년 여자가 문 우측 주방에 서 있었다. 검은 앞치마를 입고 양손에는 쟁반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아내 침례가 분명했다. 친전은 침례도 자주 알아볼 수 없었다.[p66]
친전은 눈앞에 나타난 여자의 외모를 바로 단어로 바꿨다. 많이 잡아 오십대 초반, 키는 160센티미터가 채 되지 않는다. 단발머리에 앞머리는 눈썹까지 오도록 내렸다. 눈이 작고 쌍꺼풀은 없다. 코와 입 역시 작고 얼굴은 둥근 편이다. 단어로 구현한 여자의 얼굴은 나영의 얼굴과 완전히 다른 꼴이었으나, 친전은 둘의 얼굴을 구별할 수 없었다. 나이와 신장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같은 사람 같았다.[p79]
단 한 명, 수상한 인물이 있었다. 검은색 긴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남자가 건물을 나왔다. 남자는 모자를 쓰지 않았는데도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남자의 얼굴에 호랑이 갈기를 연상시키는 검은 문신이 뒤덮인 탓이었다.[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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