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물박사/내가읽은책

건널목의 유령

by 유일무이태인 2024. 4. 26.
728x90

다카노 가주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의 건널목의 유령은 출판사 황금가지에서 2023714일 출판한 장편소설이다. 다카노 가주아키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감독을 지망하여 독립영화를 제작하고는 하였으며, 고등학교 시절 2학년 때부터 쓰기 시작하여 대학 재수 시절 완성한 각본이 일본 영화 제작자 연맹에서 주관하는 기도상 최종 후보에 오른 인연으로 영화감독 오카모토 기하치의 문하에 들어갔다.건널목의 유령은 심령사진을 단서로 살인사건까지 스토리 구성력이 긴장감을 유발하는 미스터리 소설로서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 7

 

124

247

374

4103

5122

6156

7210

8230

9254

10281

11296

12302

13338

 

에필로그 345

 

 

 

열차 정지 사고가 거듭되는 대도시의 건널목,

그곳을 포착한 한 장의 사진에 찍힌 유령의 정체는

 

일본 사회파 추리의 거장 다카노 가주아키의 최신작

169회 나오키상 후보작

 

1994년 겨울, 도쿄. 한때 잘나가는 전국 일간지 사회부 기자였던 마쓰다는

2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프리랜서를 거쳐 한 월간지 계약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일로 고뇌하던 그에게

심령 특집 기획이 맡겨진다. 건널목에서 찍힌 유령의 사진을 바탕으로 취재를

이어 가던 그는 이윽고 어떤 죽음의 진상에 다가가는데,

<13계단>, <제노사이드>의 다카노 가즈아키가 긴 공백을 깨고 선보이는 또 하나의 걸작.

 

정상적인 판단력과 합리적인 사고로

인지되는 세계만이 현실이라면,

비합리적인 관념으로만 감지되는 세계는 없는 것인가?“

 

 

 

정년이 몇 년밖에 남지 않은 베터랑 편집자, 풍채가 두둑하고 정장 바지를 멜빵으로 고정해 놨다.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서리라도 내려앉은 것처럼 허옇지만, 까무잡잡한 피부에는 직업인으로서의 정력이 깃들어 있었다.[p32]

 

마쓰다는 추위를 견디며 역 앞 벤치에 앉아 오늘 일을 마치고서 퇴근하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중에는 한눈에 형사임을 알아볼 수 있는 남자들이 여러 명이나 있었다. 육체노동자 같은 체형인데 정장을 착용하고 있고, 머리가 짧고 표정이 근엄하다면 틀림없는 형사였다.[p78]

 

남자는 괴로워하며 신음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호리호리하면서도 근육이 잡힌 체형이었고 20대 후반으로 보였다. 니시키는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성명과 주소 등을 계속 물어봤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p95]

 

두 호스티스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명함을 내밀었다. 나이는 스무 살을 넘긴 듯했다. 마쓰다에게는 딸뻘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였다. 머리는 밝은색으로 물들였고, 경박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매혹적인 웃음을 짓고 있었다.[p129]

 

검은 옷 종업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마쓰다는 접수대 옆에 설치된 호스티스 소개 패널을 훓어봤다. 최상단에 넘버 원부터 쓰리까지를 위한 틀이 달려 있었다. 두 번째로 인기가 많은 호스티스로서 에리의 사진이 그 안에 걸려 있었다. 머리가 짧고 동글동글하게 생긴 미인에, 균형 잡힌 몸매의 소유자였다. 나이는 20대 초반이나 중반 정도. 웃는 얼굴이 몹시도 발랄해서 이런 가게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마저 풍겼다.[p138]

 

20분쯤 지나자 헬프가 다른 2인조와 교대했다. 그중 한 사람이 요시무라가 지명했던 로라였다. 키가 크고 얼굴에서는 서구적이어서 다소 느끼한 인상이 풍겼다. 몸매가 도드라지는 정장을 입었는데 치마가 극단적으로 짧았다.[p139]

 

취재 대상은 에어로빅 클래스에 있었다. 스무 명쯤 되는 여성중에 이쪽을 돌아보는 사람이 있어서 얼굴을 봤더니 에미였다. 어젯밤에 비해 화장이 옅고 머리를 뒤로 가지런히 묵었다.빨간 레오타드 밖으로 뻗어 나온 목덜미의 곡선이 아름다웠다.[p163]

 

그것이 아내와 친해진 계기였다. 당시 26세였던 그녀는 어깨에서 쭉 뻗은 목선이 예뻤다. 웃음을 지을 때면 눈가에 독특한 청량감이 넘쳐흘렀다. 색을 섬세하게 사용한 그림들로 장식된 화랑 안에서도 고상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날부터 마쓰다의 눈에 비치는 세계가 눈부시게 빛났다.[p227]

 

마쓰다는 긴 머리 여자를 죽인 범인의 얼굴을 처음으로 봤다. 낯빛이 허연 것이 병약해 보였다. 아직 20대일 텐데도 백발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입술만은 기묘하리만치 붉으며 혈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래된 스웨터와 바지가 말라빠진 체형에 맞지 않았다. 체포된 후에 체중이 크게 줄었음을 보여 줬다.[p235]

반응형

'만물박사 > 내가읽은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욕, 어퍼 이스트사이드  (0) 2024.05.09
반전이 없다  (0) 2024.05.02
새카만 머리의 금발소년  (0) 2024.04.11
죽음을 사랑한 소년  (1) 2024.03.27
죽음의 론도  (0) 2024.03.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