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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박사/인생을 쓰는 법 연습하기

사랑하던 사람과 처음으로 밤을 보낸 다음날의 식사에 대해 써보라

by 유일무이태인 202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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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사랑하던 사람과 처음으로 밤을 보낸 다음날 어떤 식사를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솔직히 기록해 두지 않으면 한 달 전 일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수준의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이럴진대 삼십년이나 지난 일을 기억해 보라는 것은 너무 무리한 주문인 것 같다.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딱 2명이었으니 기억이 날만도 한데 정말 망각의 늪에 빠져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다. 첫사랑은 사십여 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만나 2년 정도 교제를 했다. 같이 있으면 그저 좋았고,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나의 첫사랑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그저 나온 말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두 번 째 만난 짚신 한 짝이 지금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하며 살아가고 있는 전 여사이다. 첫사랑과 헤어진 후 10년 만에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첫사랑은 나의 의지가 발현되어 만났다면 전 여사는 중매의 힘을 빌렸다. 중매로 만났지만 2년간 연애를 한 후 결혼에 골인했다.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황금기 시절일 수 있으나, 그 화려한 시간들이 딱히 그려지지 않는 것이 그저 슬플 뿐이다.

 

사는 것에 쫓기었기 때문인지 추억들을 아름드리 가꾸지 못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에 만족 아닌 만족을 하며 살아온 인생이라 생각된다. 다음 생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되면 그때는 정말 지금보다는 멋지게 살아보겠다는 허튼소리를 내뱉으며 사랑하던 사람과 처음으로 밤을 보낸 다음날의 식사에 대해 마무리를 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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