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공을 좇아 이리 저리 몸을 움직이다 보면 누적된 스트레스가 땀과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감을 느낄 수 있다. 순수한 아마추어이지만 공을 좇는 열정만큼은 프로이다보니 전후반 각각 30분을 뛰고 나면 땀이 비오듯 흐른다. 일과시간에 잔꾀를 부리던 이들도 둥근 공과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언제나 진지하다. 이 시간에는 어떠한 잡념도 끼어들지 않는다.
연습경기는 1게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통 2-3게임 정도를 치른다. 그만큼 흐르는 땀방울이 많다. 게임 종료 후에 마시는 맥주 한잔이 주는 상쾌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때론 맥주가 차가운 쌀 막걸리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런 자리를 보다 많이 마련하기 위해 회원 모두가 열심이다.
한바탕 마음 놓고 크게 소리치며 웃을 수 있는 시간이다. 평소에는 업무에 시달려 웃음을 잃고 있다가도 이 날만큼은 모두가 함박 웃음을 짓는다. 그러기에 더없이 소중하다. 다른 동호회와 게임이 있는 날은 더 신난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순간을 즐기겠다는 의식이 강하지만 그래도 이기는 것을 더 좋아한다. 우연찮게 한 골을 넣게 되었을 때의 기쁨은 천하를 손에 쥐는 기분이다.
공격수보다는 수비수로서의 자질이 뛰어난 김 대리는 항시 열심히 뛴다. 그리고 누구보다 밝게 웃는다. 분위기 메이커인 그를 회원 모두가 좋아한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사유로 한두 번 모임에 빠지게 되는 것이 정상이나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그는 창립멤버도 아니며, 직책을 맡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장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 중의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1년 전 직장을 옮기게 된 그는 새로운 기업문화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숙제였다. 평소에 그의 멘토임을 자청하는 학교 선배와 술좌석을 하게 되었다. 사회인마라톤동호회에서 활동 중인 선배는 직장인동호회 활동을 권유했다. 그는 선배의 조언에 따르기로 했다. 입사 다음 날 축구동호회의 총무를 찾아가 회원 가입을 하고 그 주부터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동호회 활동은 당초 생각한 것 이상으로 직장생활에 도움이 됐다. 회원은 임원부터 사원까지 구성되어 있었으며, 소속도 관리·영업·기술·생산부서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처음엔 뜨악해하던 회원들이 두세 번 함께 공을 차더니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구성원의 10분의 1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김 대리의 입사 동기는 10명이었다. 경력 및 간부사원 공채 시험에 선발된 그들은 새로운 포부와 꿈을 안고 출발했다. 하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 4명만 남았다. 6명은 적응하지 못하고 중간에 짐을 꾸렸다. 남아 있는 4명 중 3명은 직장인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으며, 다른 1명도 사회인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 활동은 즐거운 직장생활의 근간임에 틀림없다.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대인관계의 폭을 넓혀주고, 업무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혹여 근무하는 회사에 동호회가 구성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다. 동호회 결성의 주인공이 되어 보거나, 사회인동호회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동호회 활동은 도랑 치고 가재 잡기의 또 다른 전형이다. 망설이지 말고 문을 두드려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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