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늪3 허튼소리ⅩⅥ<상실의 꿈> 낙엽 떨어짐에서 새벽을 여는 종소리에서 시간의 흐름을 보며 살아 있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갈가마귀의 거치른 울음소리가 귀를 어지럽힌다. 죽음을 찬미하는 악마의 울음소리.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있다. 어린 시절 꿈꾸던 이상은 망각의 늪 속에 빠진 곤충처럼 허우적거리며 달려든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오랜, 병상의 싸움으로 하얘진 몰골은 오늘도 시간과 싸우며 또 한 번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2023. 2. 2. 가을 소묘 마지막 생을 지키려는 듯 파르르 몸을 떠는 나뭇잎의 몸부림. 따가운 햇빛 머금으며 오수에 잠긴 아기 고양이의 미소 저녁 노을은 시각의 저편에서 나그네의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고 촛불 속에 익어가는 가을 밤은 망각의 늪에서 고향을 태운다. 2023. 1. 25. 상처받은 영혼의 비명 Ⅱ 슬픔이란 이런 것일까? 가슴 속 저 밑바닥에서 울컥 치미는 눈물. 죽는 그날까지 믿으려 했던 신념이 서서히 무너지는 비명을 지를 때 이 도시를 떠나고 싶었다. 항상 탈출을 꿈꾸면서 결국은 다시 돌아온 발걸움이 밉기만 하여 들이키던 술의 유혹을 다시 느낀다. 망각의 늪에 빠져 영원히 잊혀지는 못난 인간을 비웃으며 휘황찬 거리를 비틀거리는 상처받은 영혼의 신음. 우리에겐 어제도 없고, 오늘도 없고 오직, 내일만 있다고 네 발 달린 도깨비를 향해 무섭게 질주하던 두 발 달린 짐승의 비명을 되새기며 파괴 본능을 번득인다. 울컥 치미는 눈물이 피가 되어 빗물에 젖고 빗물은 돌아올 수 없는 그림자 나라로 흘러간다. 2023. 1. 2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