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57 겨울 나그네 미친 망아지처럼 다가선 겨울, 살을 에이는 삭풍에 삶의 의미도 행복의 의미도 잊은 지 오래 얼어붙은 대지의 미소에 헐벗은 나그넨 움츠러든다. 안식처를 동경하며 허적허적 걷는 나그네의 허수아비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고 겨울은 미친 망아지처럼 날뛴다. 2023. 1. 19. 저녁 노을 수줍은 새악시 같은 아름다움. 사계절의 변화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그 웃음. 목이 길어 가녀린 꽃사슴도 사모했던 은은한 빛깔의 여왕. 낮과 밤이 다투는 시각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수줍은 새악시. 2023. 1. 19. 허튼소리Ⅺ<밤거리에서> 우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질환자가 되고 있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고 괜한 눈물을 보이는 우리는 분명, 정신질환자다. 문득문득, 네 발 달린 도깨비를 향해 뛰어들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끼는 우리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음이 분명하다.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둔 밤거리를 방황하는 우리는 정신질환자다. 히! 히! 히! 킬! 킬! 킬! 2023. 1. 18. 상처받은 영혼의 비명 Ⅰ 내가 반역을 꿈꾸었을 때 너희들이 날 비웃었듯이 네 발 달린 도깨비가 두 발 달린 짐승을 위협하는 도시. 부대끼는 인간들은 저마다 행복에 겨워 미소짓는데 상처받은 영혼은 술 취한 듯 상처를 핥으며 비틀거린다. 잃어버린 꿈과 이상을 찾을 수 없다는 회색의 아픔에 꺼져가는 반역의 불꽃을 다시 한 번 태우려는 거치른 몸부림. 화려한 거리를, 바람이 휘몰아칠 때마다 들려오는 두 발 달린 짐승의 외마디 비명. 2023. 1. 18. 외로움 사랑을 잃은 사람에게 겨울의 추위보다 더 무서운 건 진하디 진한 외로움. 2023. 1. 18. 봄 동장군의 거친 숨소리가 풀잎들의 합창에 밀려 대지를 떠난다. 창가에 앉아 밤하늘 별을 바라보며 어둠 밝히는 촛불 켜고 겨우내 긴긴 동면의 휴식에서 일어난다. 바람의 포근함을 일깨운 봄의 여신은 오늘도 화려한 봄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냇가에 앉아 상큼한 봄 소식에 귀 기울이며 세월의 풍설 씻어내고 다시 한 번 삶의 기지개를 마음껏 펴보리라. 2023. 1. 18. 허튼소리Ⅹ<눈물 저편에> 또 한 해가 지난다.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 작년 이맘때도 똑같은 반성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세상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발버둥치던 수많은 시간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도 결국에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것은 왜일까? 타고난 재능만을 믿고 세상 사는 것을 소홀히 생각해 온 못난 인간이 한 해가 넘어가는 길목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 1. 17. 어둠이 우리에게 주는 것 어둠이 우리에게 주는 건 안식. 그리고 어둠이 우리에게 주는 건 포근함. 우린 어둠을 사랑한다. 어제의 어둠을 오늘의 어둠을 내일의 어둠을 우린 정말 사랑한다. 2023. 1. 17. 추억의 그림자 겨울 찬 바람은 슬픈 그림자를 몰고와 언 뺨을 할키고 간다. 뒤돌아서서 울먹이던 모습이 잃어버린 전설을 애타게 찾던 꽃사슴 같던 사람. 만남의 기쁨은 잠시 이별의 파도가 밀려올 때 떠나는 사람 부여잡고 눈물만 흘리던 그날 이젠 흔적없는 외가의 초가지붕처럼 마음 속의 앙금도 스스로 녹을 때가 되었건만 찬 바람 부는 날이면 어김없이 다가서는 슬픈 그림자. 2023. 1. 17. 하나가 된다는 것 작은 빗방울이 여울물이 되고 강물을 이루어 드디어, 바닷물이 될 때까지 많은 과정을 거치듯이 각기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에게 이끌린다는 감정만으로 시작되는 인연의 끈을 오롯한 사랑의 감정을 승화시키고 풀어지지 않는 동아줄로 엮기 위해 자신들의 일부분을 버려가면서 수많은 시간들을 고뇌와 번민 속에서 지새워야 하는 사랑. 어떠한 감언이설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서로의 아픈 부위를 감싸주며 각기 다른 둘이 하나가 되었다 해도 영원한 하나가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각기 다른 둘이 영원히 하나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2023. 1. 17.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