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2 초병의 사계 만물의 탄생을 알리는 숨소리가 밀려오는 계절. 동장군의 거센 저항도 탄생의 환희에 밀려 대지를 떠난다. 초병은 온몸을 노곤하게 하는 봄의 기운에도 마음의 동요없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초병이여, 당신이 있기에 봄도 환희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 아니겠소. 찌는 듯한 폭염의 희롱에 만사가 짜증나는 계절. 원색의 물결이 산수를 찾아 밀려간다. 초병은 등에 흐르는 땀방울에도 굴하지 않고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새로이 가다듬는다. 초병이여, 당신이 있기에 원색의 물결들이 마음 놓고 웃는 것 아니겠소. 바래고 바랜 허수아비 다음을 기약하는 미소짓는 계절. 외기러기 슬피 울며 짝을 찾는다. 초병은 하현달과 함께 떠오르는 고향의 정겨운 미소에도 흐트러짐 없이 분신 같은 M16 소총을 꽉 부여잡는다. 초병이여, 당신.. 2023. 1. 23. 겨울 나그네 미친 망아지처럼 다가선 겨울, 살을 에이는 삭풍에 삶의 의미도 행복의 의미도 잊은 지 오래 얼어붙은 대지의 미소에 헐벗은 나그넨 움츠러든다. 안식처를 동경하며 허적허적 걷는 나그네의 허수아비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고 겨울은 미친 망아지처럼 날뛴다. 2023. 1. 1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