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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2

겨울 내복이여 잠시 안녕! 완연한 봄이다. 동장군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서편 하늘 너머로 꼭꼭 숨어버렸다. 계절의 흐름에 맞추어 오랫동안 정들었던 겨울 내복과도 안녕을 고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시원섭섭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출근길에 내복을 입고 나섰다. 밖은 따스했지만 사무실 안은 여전히 쌀쌀했기에 내복을 과감히 벗지 못했던 것이다. 작년 12월부터였으니 장장 4개월을 입고 있던 내복이었다. 스무 살 시절엔 감히 상상도 못했던 일이지만 인생나이 6학년이 되고 나니 내복을 쉽게 벗질 못했다. 계절만 바뀌면 감기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친구를 하는 체질이기에 굳세게 내복을 고집했던 것 같다. 아침 출근을 준비하고 있는데 전 여사가 이제는 내복을 벗어도 되지 않을까 조언을 해주었다. 내가 봐도 너무 했다 싶었다. 별다른.. 2023. 3. 31.
비와 매출의 함수관계 ‘오, 신이시여! 정녕 나를 버리시나이까? 어찌 오늘도 아침부터 이리 비를 뿌리시나이까? 이젠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지난달에는 꾹 참았습니다.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달에도 저를 외면하시니 더는 참기가 어렵습니다. 입에서 거친 말이 주저 없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제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굵은 빗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 이제는 우산 쓴 사람들마저 자취를 감추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강한 빗줄기는 고객의 발길을 아예 끊어버렸다. 오늘 장사도 허탕이다.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기 전까지만 해도 날씨에 그리 민감하지 않았다. 비가 오면 오나 보다, 눈이 내리면 내리나 보다, 날씨가 화창하면 화창한가 보다 하고 무덤덤했다. .. 202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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