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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정글/머릿말

자영업 정글에서 살아남기

by 유일무이태인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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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나이 5학년 때 자영업 정글에서 10년을 버티며 살았다.

 

그중에서도 생존경쟁이 치열하기로 악명 높은 음식점 자영업 정글에서 말이다. 이곳은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쉽사리 빠져나갈 수 없는 곳이다. 초기에 투자해야 하는 자본금이 만만찮으며, 그 돈이 회수된다는 보장도 없다. 노동시간 또한 엄청나다.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며, 일 년 365일 중 360일 이상을 일했다. 이렇듯 휴일 없이 일하는 까닭에 여행이나 취미생활 등의 사생활을 즐길 여가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자의로, 때로는 타의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이 정글에 뛰어든다. 그들 중 정글을 정복하고 밀림의 왕자가 되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들 중 대부분은 정글의 어둠 속으로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거나, 사라지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나는 매일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쪽이었다. 몸소 겪고 있는 정글의 삶은 정글 밖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험난하다. 몸이 힘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으나, 마음이 피폐해져 가는 것은 견디기가 힘들었다.

 

지천명의 나이에 주방 일을 하게 된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탈출은 요원했고, 정글에 뛰어든 이래 4년 동안 자괴감에 빠져 지냈다. 자영업 정글 5년차에 접어든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멋진 말을 기억해냈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자영업 정글의 생활을 기록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앞으로 기술할 내용들이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무너진 자존감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다. 이 기록들이 나와 같이 정글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동지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자영업 정글에 뛰어들고 있거나 뛰어들 준비를 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은 물론 큰돈을 버는 비결을 알려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자영업 정글의 냉혹한 실상을 알려주고, 그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될 수는 있으리라 기대한다.

 

사실 이 기록들은 책으로 출간하지는 못했고, 전자출판으로 세상에 알려졌었다. 많은 사람들이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으나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금번에 티스토리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영업 정글의 기록들을 다시 리바이벌 하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자영업 정글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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